서울 전세 매물 없고 값 폭등 "갱신권 써 눌러앉는 게 낫다"
전세 매물 두자릿수 자치구 3곳뿐
전셋값도 갱신권 매물과 3억 차이
30일 찾은 1495가구가 거주하는 서울 금천구 '가산두산위브아파트.' 1000가구 넘는 대단지지만 현재 거래 가능한 전세 매물은 단 한 건이다. 이마저도 지난주까지는 내내 한 건도 없다가 이번주 처음 올라온 '귀한 전세'다. 아직 만기가 4개월가량 남았지만 벌써부터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 단지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이 근방에 아파트 전세를 찾기가 힘들다"며 "매물이 나오자마자 집을 볼 수 있냐는 젊은 층들의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 '전세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서울 곳곳에서는 "도대체 집을 구할 수가 없다"는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전세 매물 자체가 없는 데다 가격도 크게 오르면서 갱신권 사용자를 제외하면 서울 외곽의 외곽, 경기도로 밀려나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전세 매물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감소로 오히려 매매 문의가 더 늘었다는 중계업소도 발견됐다.
■갱신권과 '3억원' 차이..."무조건 쓴다"
가산두산위브아파트 인근 독산동 롯데캐슬골드파크의 경우 1~3차 총 3271가구 가운데 전세로 나온 매물은 단 9건이다. 그마저도 대부분이 가장 작은 평형인 전용 59㎡로 국평인 전용 84㎡는 찾아보기 힘들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의 전용 59㎡ 신규 전세 최저 금액은 6억5000만원이다. 갱신권 사용 매물과는 3억원 이상 차이난다. 단지 내 공인중개사는 "2년 전 들어온 금액으로는 갈 곳이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갱신권을 사용하려고 한다"며 "가격을 5억으로 늘려도 독산역 인근 나홀로 아파트나 안양쪽 전세밖에 못 구한다"고 전했다.
전세 매물 자체가 넉넉하지도 않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다주택자들이 집을 많이 팔면서 전세 매물이 크게 줄었다"며 "오죽하면 매매를 찾는 사람이 더 많겠나"라고 반문했다.
비단 금천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29일 기준 전세 매물이 두 자릿수인 자치구는 금천구(77건)을 비롯해 종로구(66건), 중랑구(71건) 등 총 세 곳이다. 100건대인 곳들도 도봉구(134건), 관악구(148건), 구로구(149건), 중구(177건) 등 네 곳이나 된다. 강남3구를 제외하고는 단일 자치구에서 아파트 전세 물량이 1000건을 넘는 곳은 없다.
■전세 품귀에 가격 '쑥'...신고가도 속출
전세 품귀 현상이 심해지면서 가격은 상승세다. KB부동산이 발표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 가격은 7억458만원으로 전월 6억9619만원 대비 1.2% 올랐다. 조사를 시작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7억원을 넘은 것이다.
전세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아직 7월이 남았지만 30일 기준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신고가는 599건, 지난해 7월 건수를 이미 36.8% 뛰어 넘었다.
은평구 신고가가 60건으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제일 많았고 소형 평수가 많아 신혼부부, 1인 가구들의 수요가 높은 강동구 아파트 신고가가 54건, 노원구 45건으로 뒤를 이었다. 신고가 상위 3위 자치구가 모두 서울 외곽이다.
중개업계는 서울 내 임차인 입맛에 맞는 전세집을 구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금천구 한 공인중개사는 "예전에는 집을 볼 때 1순위가 동네였다면 이제는 금액을 가장 먼저 봐야 한다"며 "금액에 맞춰서 동네가 정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권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