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소상공인, 고용장관 상대로 '최저임금 취소소송' 제기
서울행정법원에 취소소송 및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지불능력 붕괴 외면·업종별 차등적용 배제"
[파이낸셜뉴스] 매년 100만여개의 사업장 문을 닫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를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최저임금이 역대 최고인 16.4% 오른 지난 2018년 행정소송을 제기한 이후 두번째다.
소상공인연합회는 5일 소상공인 원고단을 구성해 지난달 고용부가 확정 고시한 '2027년 적용 최저임금(시간급 1만700원) 고시'의 취소를 구하는 소장을 서울행정법원에 제출했다. 소공연은 같은달 27일 고용부에 내년도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제기를 제출하며 재심의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행정소송으로 대응 수위를 높였다.
이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이 소상공인의 지불 능력을 철저히 외면하고 업종별 차등 적용을 배제해 재량권을 중대하게 일탈·남용했다며 날을 세웠다.
실제로 소상공인들은 경기 악화로 매년 100만여개의 사업자가 폐업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24년 처음으로 폐업 사업자가 100만개를 넘어섰고 지난해도 97만6000개 사업장이 문을 닫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자영업 폐업도 62만4000건으로 1990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반기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다.
송치영 소공연 회장은 이날 서울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위원회의 획일적 인상안(3.7% 인상)에 대해 적법한 이의제기를 진행했으나 고용부는 현장의 절규를 외면한 채 기계적으로 이를 기각했다"며 "업종별 구분 적용 무산과 획일적 인상을 강행한 최임위 결정 구조는 현장의 현실을 전혀 담아내지 못하고 있으므로 해체 수순을 논의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와 정부를 향해 주휴수당 폐지, 최저임금 격년 결정 및 업종별 구분 적용 법제화, 일자리 안정자금 부활 등 소상공인 경영 안정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소송대리인 법률사무소 로마 황성현 변호사는 정부의 이번 최저임금 고시가 재심의 요청 의무의 위법적 방기, 최저임금법상 결정 기준 누락 및 평등원칙 위반 등 심각한 위법성을 띠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자영업자 총대출잔액은 사상 최고치인 1092조9000억원을 돌파했고 취약차주 연체율은 불과 4년 만에 12.14%로 3배 폭등했다. 국세청 주요 6대 업종 폐업률 역시 11.08%에 달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소공연이 적법하게 제기한 이의제기를 기계적으로 기각한 것은 행정청의 '재량권이 영(0)으로 수축'된 극한 상황에서의 작위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행법상 사업 종류별 구분 적용이 가능함에도 이를 묵살했다는 점도 짚었다. 황 변호사는 "숙박·음식점업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33.9%로 정보통신업(2%대)과 극심한 격차를 보이고 취업자 1인당 부가가치 역시 제조업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해야 하는 헌법상 평등원칙을 중대하게 위반하고 마땅히 검토해야 할 대안을 배제한 전형적인 '형량의 흠결'"이라고 말했다.
소공연은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사용자의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 최저임금 강제가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과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침해하고, 행정부의 위원회가 투표로 정한 금액이 곧바로 형벌(징역 및 벌금)의 구성요건이 되는 현행 제도가 죄형법정주의와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