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원으로 '재생에너지·ESS' 적극 활용
2028년 말 1단계 전력 공급…신장성~신광주 4GW 송전망 구축
한빛원전·서남권 재생에너지에 ESS 결합…팹 가동 전력 확보전
기후부 장관 "원전·재생에너지 활용 가능" 배전망 ESS 사업도 착수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 800조원 규모의 투자 청사진을 내놓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최대 과제인 '전력 공급' 밑그림이 구체화되고 있다. 정부가 2028년 말부터 전력 공급에 나서는 한편 한빛원전과 서남권 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묶어 대규모 반도체 팹의 전력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1단계 전력 공급선로를 조기에 구축해 2028년 말부터 전력 공급을 시작할 계획이다.
실제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전일 '메가 프로젝트 2차 민관합동 점검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호남권에 1단계 공급선로를 신속히 구축하고 지역 내 재생에너지와 ESS, 열병합 LNG 발전 등을 활용해 발전력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전력 조달 구상은 '원전+재생에너지+ESS' 조합으로 압축된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에서 영광 한빛원전 6기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면 반도체 팹에 필요한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은 ESS를 결합해 보완한다는 복안이다.
ESS 투자는 이미 시작됐다. 기후부는 지난달 '배전망 ESS 구축지원 사업'에 선정된 9개 통합발전소(VPP) 사업자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2030년까지 5586억원을 투입해 호남·제주지역 배전망에 ESS를 설치한다. 낮 시간대 남는 태양광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발전원 확보와 함께 관건은 대규모 전력을 산단까지 운반할 송전망이다. 핵심 거점은 장성 신장성변전소다. 한국전력은 약 43㎞ 규모의 345kV 송전선로와 변전소 2곳을 신설하고, 1단계 신장성~신광주 선로를 통해 4GW를 공급한 뒤 신장성~산단 선로를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신장성변전소는 신안 해상풍력 3.2GW를 비롯한 서남권 재생에너지와 한빛원전 계통을 광주 반도체 산단으로 연결하는 전력 허브가 될 전망이다.
다만 공급 시점과 단계별 전력량은 추가 조율이 필요하다. 앞서 정부·관계기관 검토안에는 군공항 부지 산단이 2031년부터 전력을 공급받아 2034년까지 총 6.28GW를 확보하는 방안이 담겼다. 정부가 이번에 첫 공급 시점을 2028년 말로 앞당긴 만큼 구체적인 송전망 구축 일정과 초기 공급 규모가 향후 사업 속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서남권에 각각 반도체 팹 2기를 구축하는 등 합산 약 80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제시했다.
투자 규모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규모 팹 투자의 선결 조건인 전력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실행 여부도 결국 '얼마나 빨리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클러스터는 투자금액보다 전력 공급 시점과 계통 확보 여부가 실제 착공 시기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라면서 "특히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발전원 확보와 송전망 구축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