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산업부·노동부 '주52시간 예외' 이견 지속..여당도 내부이견

이해람 기자, 김형구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회서 산업·노동장관 의견차
김정관 "'주52시간 예외' 논의 중"
김영훈 "생산성 높여야" 사실상 반대
與도 "노동규정 새로" vs "권리 양보 안돼"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3대 메가프로젝트'를 위한 메가특구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연구·개발직 등 주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두고 산업통상부·고용노동부 간의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메가특구에 대한 주52시간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역시 엇갈리는 상황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소속 여당 의원들이 각각 산업계와 노동계를 대변하면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노동계 눈치보지 말라"며 주52시간 예외 적용을 전 산업으로 확대할 것을 촉구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1차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 산업장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논의 중"
국회 산자위·기노위는 12일 각각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김정관·김영훈 장관에 대해 메가특구 주52시간 예외 적용에 대한 입장을 따져 물었다. 이재명 정부는 메가프로젝트 설계 과정에서 메가특구특별법에 주52시간 예외 적용 등 노동시간 특례를 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데,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의 입장이 강하게 맞부딪쳤다. 이에 국회 차원에서 입장을 정리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김정관 장관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유연근무시간제도 등 다양한 형태에 대해 논의 중"이라며 주52시간 예외 적용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연장근로 단위를 주 단위에서 월·분기·반기로 늘리는 방안도 협의하고 있으며, 장기탄력근무제·선택적 근로제도 등도 함께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관 장관은 지난 6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일하려는 의지를 막아서는 안된다"며 주52시간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가 "노동계 동의를 받아야 하는 문제"라며 한 발 물러섰음에도 김 장관은 기존의 주장을 관철하고 있는 것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뉴시스

김영훈 노동장관 "노동자 보호·기업 생산성 제고 해법 고민"
반면 기노위 회의에 출석한 김영훈 장관은 주52시간 예외 적용에 사실상 반대하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노동자를 보호하고 기업의 생산성도 올릴 수 있는 해법을 고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그는 "메가특구가 성공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노동계와 소통하는 한편 기업과도 소통해 기업의 요구가 무엇인지 잘 헤아려 궁극적으로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훈 장관 역시 김정관 장관과 마찬가지로 기존의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는 모양새다. 김영훈 장관은 이미 반도체 R&D 분야 등에 특별연장근로제도가 있는 상황인 만큼, 주52시간 규제 완화가 실효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주52시간 예외 없이도 이미 반도체 기업들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도 강조한 바 있다.

산업·노동부의 엇박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각료들이 논쟁하고 다퉈야 국민들이 다투지 않는다"며 "갑론을박하고 논쟁해 조정하고 결국 일정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이 가장 민주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는 각계 입장을 충분히 경청한 뒤 구체적인 방향을 설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두 부처 간의 논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만큼,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권에서 제기된다.

與, 신중론..野 "전산업 확대"
메가특구특별법을 최종 심사하게 될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주52시간 예외 적용에 대해 신중론을 이어가고 있는 한편, 산자위·기노위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의 온도차가 감지된다. 반면 국민의힘은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전 산업에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이날 산자위 회의에서 현행 주52시간제는 산업 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 의원은 "산업과 환경에 맞는 노동 규정들이 새롭게 이뤄져야 한다"며 "노동 형태와 노동 환경, 시간도 변화해 왔는데, 강제적으로 하기보다는 산업계와 노동계가 만나 충분히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태선 의원은 기노위 회의에서 "메가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해서 노동자의 권리를 무조건 양보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메가프로젝트를) 설계하는데 있어 지역과 노동자들의 의견을 듣고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 특례를 도입한다고 해도 노동계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끔 소통하고, 노동자에게 필요한 보호장치까지 점검하길 당부한다"고 김영훈 장관에 전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와 관련 없이 노동시간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입장을 연일 강조하고 있다. 서지영 의원은 산자위 회의에서 "메가프로젝트가 진행될 때 노동 유연화 정책을 도입하는 것을 밀어 붙일 의사가 있느냐"며 김정관 장관을 압박했고, 나경원 의원은 기노위 회의에서 "전산업에서 연구직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김영훈 장관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출신이라는 점을 들며 "민노총 눈치보지 마라"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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