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급전 빌려줄게, 유심 내놔"…10만원 미끼로 8억 챙긴 일당 구속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민 대상 연 608% 고금리 대출
선불유심 4185개 개통 후 불법 판매
조직원 6명 구속…범죄수익 8억 동결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과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불법사금융 조직원 9명을 입건하고, 이 중 관계자 6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 강북경찰서 제공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과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불법사금융 조직원 9명을 입건하고, 이 중 관계자 6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서울 강북경찰서 제공

[파이낸셜뉴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상대로 소액 대출을 해준 뒤, 선불유심을 개통 받아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팔아넘긴 불법사금융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과 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불법사금융 조직원 9명을 입건하고, 이 중 6명을 구속했다. 해외로 도피한 총책 A씨(32)와 조직원 B씨(32)에 대해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추적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24년 10월부터 지난 4월까지 스팸 광고 문자로 급전이 필요한 채무자들을 모집했다. 이후 채무자 1인당 하루 최대 3개의 선불유심을 개통하게 한 뒤, 유심 1개당 10만원을 대출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한 달 후 상환받은 금액은 15만원으로, 연이율로 환산하면 약 608%에 달하는 고리대금이다.

조직의 범죄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들은 채무자 명의로 개통된 선불유심 4185개를 확보한 뒤, 이를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조직 등에 개당 약 40만원을 받고 팔아치웠다. 대출 이자 수익에 더해 대포유심 판매로 대규모 부당이득을 취한 셈이다.

이들은 총책을 중심으로 대출자 모집, 상담, 유심 개통, 유심 판매, 자금 관리 등 조직적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대포폰,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 원격 PC를 활용했고, 유심 판매 대금은 가상자산인 테더로 받아 환전업자를 통해 현금화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지난 4월 이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했고, 디지털 포렌식과 통신수사를 통해 범행 구조를 밝혀내며 피의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아울러 경찰은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이들의 수익 분배 구조를 규명했으며 예금, 전세보증금, 고급 차량, 가상자산 등 조직원 전원의 재산 약 8억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전체 추징보전액 가운데 약 3억5000만원은 범죄수익으로 은닉한 테더를 동결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대포유심은 보이스피싱과 투자사기 등 각종 범죄에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며 "급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휴대전화나 유심을 개통해 주는 경우 범죄에 연루될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불법사금융 범죄에 사용된 간이계약서. 서울 강북경찰서 제공
불법사금융 범죄에 사용된 간이계약서. 서울 강북경찰서 제공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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