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국채금리 30년來 최고…美 국채 흔들고 韓 증시까지 '불똥 [fn마켓워치]
[파이낸셜뉴스] 일본 장기 국채금리 급등이 미국을 거쳐 국내 금융시장까지 흔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일본 국채의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서 해외에 나가 있던 일본계 자금이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미국 국채 매도로 이어지고, 미 장기금리 상승이 다시 국내 채권과 증시를 압박하는 '연쇄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18일 2.96%로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역시 4.155%까지 올라 19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약 62bp(1bp=0.01%포인트), 54bp 급등했다.
미국 장기금리도 요동치고 있다. 미국 30년 만기 국채금리는 장중 5.3%를 넘어서며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문제는 미국과 일본의 장기금리가 동시에 뛰는 '금리 동조화'가 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금리 상승이 일본계 자금의 '리패트리에이션(본국 환류)'을 촉발해 미국 국채금리를 추가로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일 간 금리 동조화 현상이 강화되고 있는 배경에는 일본계 자금 흐름 변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미국 국채금리 상승과 일본 국채금리 급등, 엔저에 따른 헤지 비용 상승으로 해외에 투자됐던 일본 생명보험사와 연기금 자금이 일본으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의 미국 국채 보유액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일본 생명보험사들의 지난 6월 말 기준 일본 국채 미실현 손실도 약 30조900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급증했다.
박 연구원은 "일본 생보사의 투자실적 악화를 고려하면 미국 국채 등 해외 채권투자 비중을 축소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일본계 자금의 리패트리에이션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 국채시장에도 추가적인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패트리에이션(Repatriation)은 쉽게 말하면 해외에 투자해 둔 돈을 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것, 즉 '자금의 본국 환류'를 가리킨다.
일본발 금리 충격이 미국을 거쳐 국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일본계 자금이 미국 국채 투자 비중을 줄이면 미 장기금리의 추가 상승을 자극하고, 이는 국내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회사채 등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덩달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증시에도 부담이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은 미래 기업이익에 적용하는 할인율을 높여 주식의 밸류에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반도체와 AI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일본 기관투자가들이 해외자산 비중을 전반적으로 줄일 경우 한국 주식과 채권의 외국인 수급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이자지출 증가와 국방비 확대에 따른 재정적자 확대, 이란 전쟁 장기화 위험,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정책 불확실성, 하이퍼스케일러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등이 미국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 국채금리가 추가 상승할 경우 2022년 영국에서 발생했던 '트러스 쇼크'와 유사한 금리 발작이 재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대규모 감세 정책으로 재정 건전성 우려가 불거지면서 영국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금융시장 전반이 크게 흔들린 바 있다.
박 연구원은 "일본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이 2022년 영국 트러스 총리발 금리발작과 같은 '제2의 트러스 쇼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미·일 국채금리가 추가로 급등하면 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조달 리스크까지 증폭시켜 국채시장뿐 아니라 자산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시점에서 이란 문제 해결과 이에 따른 유가 급락 이외에는 당장 미·일 국채금리를 하향 안정시킬 재료가 부재하다"며 "미·일 국채금리, 특히 일본 국채금리의 흐름이 자산시장 입장에서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