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공장 판 돈도 영업손익에 포함… 상장사 '셈법' 바뀐다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예일회계법인 IFRS 18 세미나
유형자산 처분자금·채권 환차익 등
내년부터 영업외손익 항목서 제외
"손익계산서 표시 표준화하는 과정"

25일 오후 서울 양재 aT센터 그랜드홀에서 예일회계법인 주최로 열린 'IFRS 18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이승재 예일회계법인 상무가 강연을 하고 있다. 예일회계법인 제공
25일 오후 서울 양재 aT센터 그랜드홀에서 예일회계법인 주최로 열린 'IFRS 18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이승재 예일회계법인 상무가 강연을 하고 있다. 예일회계법인 제공

내년부터 국내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공식'이 바뀐다.

지금까지 영업외손익으로 빠지던 유형자산 처분손익과 손상차손, 일부 외환손익 등이 영업손익 안으로 들어올 수 있어서다. 공장을 팔거나 생산설비를 손상 처리하고, 매출채권에서 환차손익이 발생하는 것만으로도 영업이익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얘기다. 당기순이익은 그대로지만 기업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실적 해석법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승재 예일회계법인 상무는 25일 오후 서울 양재 aT센터 그랜드홀에서 열린 'IFRS 18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IFRS18은 영업이익의 개념을 더 좋게 개선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손익계산서의 표시를 표준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K-IFRS 제1118호 '재무제표 표시와 공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제정한 IFRS18을 국내에 반영한 것으로 기존 K-IFRS 제1001호 '재무제표 표시'를 대체한다. 수익과 비용을 영업·투자·재무 범주 등으로 나누고 영업이익과 '재무 및 법인세 차감 전 이익'을 필수 중간합계로 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 실무에서 체감도가 가장 큰 변화는 영업 범주의 확대다. IFRS18은 투자와 재무 범주 등에 해당하는 손익을 먼저 분류하고 나머지를 원칙적으로 영업 범주에 담는 구조다.

이 상무는 "투자 범주와 재무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수익과 비용이 영업 범주로 들어가는 구조"라며 "기존 영업외손익에 있던 많은 비경상적 손익들이 영업이익으로 올라가는 것이 이번 변화의 핵심적인 골자"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제조기업이 노후 공장을 매각해 처분이익을 냈다고 가정하면 지금까지는 통상 영업외손익으로 처리했지만 IFRS18에서는 해당 손익이 영업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수출입 비중이 높은 기업도 영향을 받는다. 수출기업이 제품을 판매한 뒤 대금을 받기 전 환율이 움직여 매출채권에서 외환손익이 발생하면 해당 손익이 영업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원재료를 외화로 구매하면서 생긴 매입채무 관련 외환손익도 마찬가지다. 기존에는 투자자들이 영업이익 아래에서 확인하던 일부 환율 효과가 앞으로는 영업이익 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회계기준 변경 자체가 기업이 실제로 벌어들인 돈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기존 손익계산서에서 영업외손익으로 표시됐던 항목이 영업손익으로 이동하는 등 '손익계산서 안의 위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 상무는 "기존 손익계산서와 IFRS 18 적용 손익계산서를 비교하면 맨 마지막 당기순이익은 동일하다"며 "당기순이익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손익의 범주와 구성이 변한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의 준비 부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수많은 손익 계정을 영업·투자·재무 범주로 다시 매핑해야 하고, 같은 거래라도 개별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에서 분류가 달라지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내년부터 투자자들이 보는 '영업이익'의 의미 자체가 달라지는 만큼 기업들은 전산 시스템 정비뿐 아니라 IR 과정에서 기존 영업이익과 IFRS 18 영업이익의 차이를 설명하는 작업까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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