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뭉칠 수도, 흩어질 수도 없는

파이낸셜뉴스
김윤호 정치부
김윤호 정치부

"2번째 탄핵으로 기적처럼 집권했는데, 1년도 안 돼 분열하는 것은 미친 짓."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 의원이 기자와 만나 분노하며 내놓은 발언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다시 민주당이 집권한 것이 이재명 정부다. 보수정권 대통령 탄핵정국이 두 차례나 벌어지는 천재일우의 기회로 출범한 정부인데, 집권 1년 만에 권력다툼에 골몰하면 정권을 또 잃을 수 있다는 경고다.

민주당 안팎으로 내분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는 명청대전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중심으로 형성된 친명(친이재명), 정청래 의원을 구심점으로 친문(친문재인) 등 비주류가 세력화된 친청(친정청래)의 경쟁 혹은 갈등을 의미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부터 최근 전당대회까지 명청대전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단합을 여러 차례 주문하고, 김민석 신임 대표뿐 아니라 당권경쟁에서 밀린 정 의원까지 청와대 만찬에 초청해 달랜 이유다. 문재인 전 대통령마저도 김 대표를 만나 위기감을 느낀다며 당내 통합을 당부했다.

그럼에도 새 지도부의 첫 최고위원회의부터 김민석 대표와 친청 최민희 수석최고위원 사이에 긴장감이 흐르며 명청대전 연장전을 예고했다. 김 대표는 "실용노선을 명확히 하겠다" "비공개 사안이 공개되면 퇴출하겠다" 등 기강 잡기에 나섰다. 그에 맞서 최 최고위원은 "이번 지도부 구성은 당심을 민심이 견제한 절묘한 결과"라며 전당대회 국민여론조사에서 정 의원과 친청 최고위원들이 압도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향후 정 의원과 친청은 '웃는 얼굴로 때리기'에 나선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대표와 손발을 맞추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곤혹스러운 상황을 유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최 최고위원이 최근 논란이 거센 세제개편안을 호평하며 큰 수정 없이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 그 예고편이라는 분석이다.

김 대표와 최 최고위원의 살얼음판 우려에 일각에서는 뭉쳐야만 답이냐는 의문도 나온다. 노무현 정부 때 여당이 분당까지 이르며 정권교체를 유발했다지만, 윤석열 정부에 정권을 내준 문재인 정부 때는 유례없이 당정이 단합했어서다. 집권세력이 지리멸렬하면 불안한 것이 당연하지만, 지나치게 뭉치면 방향이 잘못돼도 밀어붙인다는 우려가 따라붙게 마련이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정부의 성공을 좌우하는 것은 당정 단합보다는 성과라고 입을 모은다. 합을 맞춰 빠르게 추진하든, 격론을 거쳐 신중을 기하든 시의적절한 국정을 펴면 정권재창출은 따라오는 것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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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protected]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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