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100조 이상 미래대응기금, 세수 변동성 완화장치로"
'800조+α' 내년 예산안 당정협의
피지컬AI 개발 지원 AX 조기전환
한전·수자원公 출자, 반도체 지원
국힘 "과도한 세수 지출은 안된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800조원이 넘는 슈퍼예산과 100조원 이상이 될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당정은 25일 진행된 2027년 예산안 협의에서 미래성장동력 확보라는 큰 틀에 합의했다. 또 확장재정 정책 추진 입장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제1야당 국민의힘은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과도하게 지출해서는 안 된다며 우려했다.
당정은 내년도 예산안 협의에서 첨단산업 투자·지원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특별회계 신설과 한국전력공사·한국수자원공사 출자다. 기존 600조원 규모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더해 호남에도 800조원 반도체 투자를 추진하는 만큼, 재정지원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다. 산업단지 임대용지 공급과 기반시설 조성에도 재정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노하우를 반영한 피지컬 AI 개발 지원 예산도 담긴다. 제조 암묵지(노하우) 데이터화와 필요한 로봇·장비를 지원해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에서 산업통상부 주도 제조업 AX(AI 전환) 산학연대인 'M.AX(맥스) 얼라이언스'를 뒷받침하고, 청년 AI 엔지니어들을 중견·중소기업에 배치하는 법안 등을 내놨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반도체,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AIDC)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위한 생산 거점, 원천 기술, 인재 양성 등을 중점 지원할 것"이라며 "전력, 용수, 산단 등 필요한 인프라를 빠른 시일 내 조성하기 위해서도 아낌없이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기차를 비롯한 여타 주요산업들을 선정한 '넥스트(NEXT) 10개 분야' 투자도 추진된다. 에너지 대전환을 위한 전기차 보조금 역대 최대 확대를 필두로 자율주행차 시범지역과 지원을 늘리고, 2030년 달 착륙 연구개발(R&D) 지원과 벤처기업 스케일업 융자 확대가 포함됐다.
이 같은 전방위적인 투자에 예산은 물론 100조원 이상 규모 미래대응기금도 기반으로 조성된다.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추가세수 일부를 기금에 쌓아 놓고,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산업 전반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국가재정법상 20% 범위 내에서 기금운용계획을 정부 재량으로 변경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하고 적극적인 재정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적극 재정을 강조하면서 "초격차 성장 촉진, K자형 양극화 완화, 균형발전, 인재 개발, 청년의 미래 사다리 구축 등 핵심 국가과제의 해결에 방점을 두고 예산안 편성을 잘 마무리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대적인 기업 지원에 반대하지는 않으면서도 지나친 재정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특히나 미래대응기금은 국회의 통제에서 일부 벗어나고, 지방재정 악영향이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야당 간사인 배준영 의원은 이날 "반도체가 돈을 벌어주니 이재명 정부가 그 돈으로 원칙 없이 생색내려 하고 있다"며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에 교부하고 빚부터 갚는 대신 미래대응기금이라는 통장부터 만들겠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통상 기금은 특정한 목적을 명시해 지출이 제한된다. 하지만 미래대응기금은 성장동력과 청년, 지방, 인재 등 목적이 광범위해 사실상 일반회계에 가깝다. 국민의힘은 물론 범여권 조국혁신당에서도 국회의 예산심의권을 피하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을 만드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의 미래대응기금법안 심의 과정에서 국회 통제권 강화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배 의원은 지방재정에도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꼬집었다. 그는 "최근 10년간 내국세 연평균 증가율을 넘는 돈을 추가세수로 계산해 기금으로 가져갈 돈을 먼저 빼고 남은 돈에 지방교부세율 19.24%를 적용한다"며 "지방의 몫은 줄어드는 것이고, 중앙정부가 도와준다지만 기약은 없다"고 짚었다.
정부·여당은 과감한 재정투자로 잠재성장률을 올리는 것이 결국 세수 확대로 이어져 재정건전성도 지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박 장관은 "구조적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시점에서 잠재성장률의 추세적 반등을 이끌어야 한다"며 "증대된 세수를 일시적 지출로 소진하지 않기 위해 미래대응기금을 잠재성장률 반등을 뒷받침하는 전략적 투자 플랫폼이자 세수 변동성 완화 장치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윤호 송지원 최종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