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살 뺐더니 볼륨까지 사라진 몸…지방조직으로 '라인' 되살린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美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자 중심
얼굴·엉덩이 등 피하지방 줄며 체형변화
인체 지방 가공해 주입하는 시술로 보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GLP-1 계열 비만치료제를 통해 체중을 크게 감량한 사람들 사이, 체형 개선을 위해 다시 지방을 찾는 이색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인 신체 볼륨은 줄였지만 얼굴과 가슴, 엉덩이 등의 볼륨까지 꺼지면서 기대와 다른 체형으로 변한 사례가 늘면서다. 심지어 현지에선 최근 사망한 기증자의 지방조직을 가공해 꺼진 부위에 주입하는 제품까지 등장했다. 이제 얼마나 많이 뺐는지보다, 감량 이후 줄어든 볼륨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새로운 체형 관리 기준이 되고 있다.

글로벌365mc인천병원 지방줄기세포센터 안재현 대표병원장은 "감량 후 지방을 다시 넣으려는 목적은 체중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데 있지 않다"며 "불필요하게 남은 지방은 줄이면서 가슴이나 골반처럼 볼륨이 필요한 부위의 입체감을 회복하려는 체형 관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는 식욕을 억제하고 소화를 늦춰 포만감을 높이는 식으로 체중 감량을 돕는다. 다만 약물은 특정 부위의 지방만 선택적으로 줄이지 않아, 체중 감소 시 어느 부위의 볼륨이 줄어들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특히 감량 폭이 클수록 얼굴·가슴·엉덩이 등 피하지방 감소로 볼륨 변화가 나타나 얼굴이 꺼져 보이거나 피부 탄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같은 변화를 '오젬픽 페이스(Ozempic Face)'와 '오젬픽 버트(Ozempic Butt)'라는 용어로 부르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이 같은 수요를 겨냥해 사망한 기증자의 지방조직을 가공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알로클레이'는 기증받은 인체 지방을 가공한 지방조직 제품이다. 자가 지방을 복부나 허벅지에서 흡입해 옮기는 기존 방식과 달리, 별도의 지방 채취 없이 얼굴이나 가슴 등 볼륨이 부족한 부위에 주입한다. 제조사인 타이거에스테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이후 2000명 넘는 사람이 이를 활용해 시술받았다.

채취할 지방이 부족하거나 전신 마취가 필요한 지방흡입술을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시장 확대 배경으로 꼽힌다. 다만 장기적인 안전성과 유지 기간에 관한 임상 자료가 충분한지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는다.

국내에서도 위고비·마운자로 등 치료제 사용 후 감량 과정에서의 체형 변화와 볼륨 감소를 고민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는 타인의 지방을 이용한 미용 목적 지방이식은 일반적 의료행위로 시행되지 않으며 자가 지방을 활용한 지방이식이 주로 시행된다. 안 병원장은 "자가 지방이식은 개인의 피부 상태와 채취 가능한 지방량, 혈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의 판단 아래 시행해야 한다"며 "시술 후 경과 관찰과 사후 관리 체계가 잘 갖춰진 의료기관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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