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1달' 일하고 평생 연금 타먹는 중국인"…국민연금 '추납' 논란에 청년들 '분노'
[파이낸셜뉴스] "월 19만원씩 10년치를 한꺼번에 내고 60세 이후 평생 매월 27만원씩 받는다면"이라는 솔깃한 제안을 실천한 사람들이 있다. 한국의 국민연금 정책에 따라 일부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민연금 추납보험료를 통해서다.
국내에서 단 1개월만 국민연금에 가입해 일한 뒤 과거 119개월분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입한 뒤 평생 매월 노령연금을 받는 외국인 사례가 공개된 뒤 온라인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 기금 고갈을 우려하는 청년들은 '연금 루팡'이라며 제도 개선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1일 국민연금공단 등에 따르면 중국인 A씨는 방문취업(H-2) 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한 사업장에서 일하면서 국민연금에 단 1개월 가입했다. A씨가 받은 H-2 비자는 중국과 구소련 지역 외국국적동포가 국내에서 단순노무 등 지정 업종에 취업할 수 있다. 이후 60세가 된 A씨는 당초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는 반환일시금 대상이 됐다.
하지만 A씨는 일시금을 받는 대신 노령연금을 선택했다. 방법은 추납이었다. A씨는 과거 추납 대상 기간 119개월분의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했다. 기존 가입기간 1개월에 추납 119개월이 더해지면서 가입기간은120개월이 됐고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웠다. 현재 A씨는 매달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A씨 사례를 통해 매월 노령연금 수령액수를 계산해 봤다. 직종에 상관없이 통계청 이민자 체류·고용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평균 월소득액은 200만~300만원이다. 평균 월소득액 기준으로 2026년 국민연금 보험료율 9.5%를 적용하면 월 보험료는 19만~28만5000원이다.
직장 가입자라면 회사와 개인이 절반씩 보험료를 부담하지만, 추납은 개인이 모두 내야 한다. 추납이 가능한 최대 기간 119개월치를 한꺼번에 낸다면 총 2261만~3391만5000원이다.
국민연금을 10년간 납부하면 60세부터 노령연금은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국민연금이 공개한 지난 7월 기준 '2026년 7월 예상연금월액표'를 보면 월 소득이 200만원이면 27만9150원, 300만원이면 33만2900원씩 매월 받게 된다.
추납한 금액보다 연금 수령액수가 많아 최소 10년만 받아도 '남는 장사'가 된다.
또 다른 중국인 B씨는 더 복잡한 방법을 거쳤다.
건설 일용직으로 일하면서 국민연금에 1개월 가입한 뒤 출국하면서 반환일시금을 받아갔다. 이후 다시 국내에 입국해 국민연금에 1개월 가입하고 임의계속가입도 1개월 했다.
B씨는 과거 받아갔던 반환일시금을 다시 국민연금에 반납했다. 여기에 119개월을 추납해 최종 가입기간을 121개월로 늘렸다. B씨 역시 현재 노령연금을 받고 있다.
영주자격을 가진 중국인 C씨는 9개월 가입한 뒤 추납 등을 거쳐 조기노령연금을 청구했고 현재 중국에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고 있는 사례도 확인됐다.
추납은 원래 국민연금 가입자가 보험료를 낼 수 없었던 기간을 나중에 메울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실직이나 사업 중단 등으로 보험료를 내지 못한 납부예외 기간이나 결혼·출산 등으로 가입 이력이 끊겼던 기간의 보험료를 나중에 납부함으로써 가입기간을 늘리고 노후의 연금 수급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다.
1999년 처음 도입됐고 2016년 11월부터 무소득 배우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적용제외 기간까지 범위가 확대됐다.
현재 추납할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19개월이다.
외국인 가입자도 추납신청 대상기간이 있고 과거 대상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다면 10년 미만의 범위에서 제한 없이 추납을 신청할 수 있다
최근에는 F-2·F-4·F-5·F-6 등 체류자격을 가진 외국인, 특히 한국계 중국인을 중심으로 추납을 활용해 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그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추납 신청은 2015년 43건에서 2024년 848건으로 약 20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추납 금액은 2억330만원에서 54억6100만원으로 약 26.9배 늘었다.
이 같은 사례가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엔 "추납하는 보험료보다 나중에 받을 노령연금 수익이 커서 (추납) 한다는데 자국민이 아닌 외국인이 국민연금 가입할 수 있는 거냐", "외국에 거주 중인데도 받을 수 있다는 게 맞느냐"는 의견들이 올라왔다.
1개월치 보험료만 내고 노령연금을 받는 것으로 오해해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한국에서 한 달 일하고 평생 연금 받을 수 있다니. 외국인 국민연금 수령 조건을 놓고 논란이 뜨겁다. 이거 제도가 좀 이상한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외국인도 추납 대상 기간이 인정돼야 하고 최대 119개월분의 보험료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만큼 '한 달 일하고 평생 연금을 받는다'는 표현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
'국민연금 루팡'이라는 거친 표현도 등장했다.
특히 국민연금 보험료율이 올해 9%에서 9.5%로 오른 데 이어 2033년 13%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하는 청년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자극하고 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내가 낸 연금으로 외국인들이 받는 셈이다. 앞으로 60세가 되려면 30년은 기다려야 하는데 그 때는 받을 연금도 없다고 한다"며 토로했다.
국민연금공단 일선에서도 반환일시금 반납과 추납을 함께 활용해 최소 가입기간 120개월을 채우는 외국인 사례가 나타나면서 관련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논란이 불거진 뒤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과 관계자는 "외국인 추납 문제와 관련해 오해가 없도록 현재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email protected] 서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