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원가 상승에 발목잡힌 K푸드… 연구개발 예산부터 줄였다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내수침체·원자재값 상승 등 부담
매출대비 R&D 비용 해마다 감소
글로벌 식품사 매출의 2~3% 투자
국내 기업들은 0.5~1%대에 그쳐
K푸드 경쟁력 장기적 하락 우려

원가 상승에 발목잡힌 K푸드… 연구개발 예산부터 줄였다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K푸드 열풍에도 사업 재편, 내수 경기 침체, 원자재 값 상승 등의 여파로 연구개발(R&D) 예산을 줄줄이 축소하고 있다.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매출의 2~3%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것에 반해 국내 식품업계는 0.5~1%대에 그치면서 K푸드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 성장 동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식품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투자 비율이 매년 감소하거나 1% 안밖의 저조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국내 1위 식품기업인 CJ제일제당의 경우 올 상반기 R&D 집행 비용은 937억8300만원이다. 이는 매출액 대비 1.14%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지난 2023년 1.45%에서 지난 2024년 1.34%, 지난해 1.29%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2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사료·축산 자회사인 CJ피드앤케어를 네덜란드 사료기업인 로얄 드 허스사에 매각을 추진하면서 전체 R&D 예산이 줄어든 영향이다. 여기에 내수 침체에 따른 경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R&D 분야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사료·축산 사업을 정리하고 식품과 바이오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대내외적인 경영 리스크가 반영되면서 R&D 투자 비중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농심의 올 상반기 R&D 집행액은 129억8682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비중은 0.7% 수준이다. 농심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지난 2024년 0.9%에서 지난해 0.8%로 줄어드는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에 대해 농심 관계자는 "R&D 연구 관련 인건비 등의 변화가 연구 투자 비중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오뚜기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은 지난 2024년 0.7%에서 지난해 0.65%로 줄어든 뒤 올 상반기 0.58%로 쪼그라 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내수 불황으로 원가 부담이 심화되면서 당장의 실적을 지키기 위해 손대기 가장 쉬운 비용이 R&D와 마케팅"이라고 전했다.

반면,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흥행으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삼양식품은 R&D투자를 늘리고 있어 대조적이다. 삼양식품의 올 상반기 R&D 투자액은 126억3000만원으로, 매출액 대비 0.85%를 기록했다. 2024년(0.45%) 이후 해마다 R&D 비중이 확대되는 추세다.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매출의 2~3% 이상을 R&D에 쏟아붓는 상황에서 1% 안밖의 R&D 투자는 장기적으로 K푸드의 글로벌 영토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R&D투자가 줄면 3~5년 뒤 신제품 개발력과 기술 경쟁력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고환율과 고금리,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복합 위기로 연구개발 비용 절감부터 나서고 있다"면서 "하지만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면 글로벌 시장에서 장기적인 제품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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