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중 노조, 파업 찬반투표 돌입…합법적 파업권 '눈앞'
25~27일 전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역대 부결 전례 없어 가결 유력
기본급 14.9만 원·상여금 100% 인상 요구…사측, 새로운 제시안 신중
호황기 성과 보상 시각차 뚜렷…업계 전반 '도미노 성과급' 확산 우려도
[파이낸셜뉴스] 조선업계가 모처럼 불어온 수주 호황기를 맞았지만 노사 갈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HD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 난항을 이유로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인 파업권 확보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노사 간 팽팽한 기싸움이 자칫 산업계 전반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HD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전 6시 30분부터 울산 본사 등에서 전체 조합원 8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시작했다. 이번 투표는 오는 27일 오후 1시 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24일 노사 양측의 입장차가 크다고 판단해 '노동 쟁의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번 투표에서 전체 조합원 중 과반이 찬성할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쟁의 행위에 나설 수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역대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 투표가 단 한 번도 부결된 전례가 없다는 점을 들어 무난한 가결을 점치고 있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할 경우 사측을 향한 교섭 압박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현재 노조의 핵심 요구안은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 최소 30% 성과 공유 △휴가비·축하금의 통상임금 산입 △신규 채용 등이다.
반면 사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협상안을 교섭 테이블에 올리지 않고 있다.
노조는 "조합원들은 80일 넘게 회사 측 제시안을 기다리고 있다"며 "파국을 원하지 않는다면 조속히 제시안을 내라"고 사측을 강하게 압박했다.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 들며 배수진을 친 만큼, 사측이 새로운 제시안을 내놓을 경우 중단된 교섭이 재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다만 본격적인 조선업 호황기를 맞아 성과 보상을 극대화하려는 노조와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사측 간의 셈법이 달라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합병 이후 양사 노조가 통합하면서 불거진 근로조건 조율 문제도 얽혀 있어 교섭을 더욱 험난하게 만들고 있다. 앞서 지난해 교섭에서도 HD현대중공업 노사는 4차례의 전면 파업과 11차례의 부분 파업을 겪은 뒤에야 힘겹게 임단협을 마무리 지은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HD현대중공업 임금 인상 요구가 업계 전반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 등 주요 조선사 노조 역시 실적 개선을 이유로 높은 수준의 성과급 지급과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사측과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계 1위인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통해 요구안을 관철하거나 상당 부분 양보를 얻어낼 경우, 이는 곧장 경쟁사 노조의 협상 눈높이를 높이는 기폭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의 협상 결과가 타사 임단협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이번 사태가 자칫 조선업계 전반의 '도미노 성과급 인상' 요구와 연쇄 파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 섞인 시선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김동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