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율차 실험장, 中 우한의 26분의 1…정부 "광주 실증도시로 2027년 레벨4 상용화 추진"
주행거리 1306만㎞…웨이모 1억6000만㎞의 12분의 1
기술수준 미국 100% 대비 韓 89.2%…"많이 뒤처져 있어"
국토부, 광주 전역 시범운행지구…11월부터 자율차 투입
산업부, 5년 1조 R&D…2027년 E2E-AI·SDV 표준플랫폼
[파이낸셜뉴스]한국 자율주행차가 지금까지 달린 거리는 1306만㎞. 구글 웨이모 한 곳이 쌓은 1억6000만㎞의 12분의 1에 그친다. 정부는 기술 자체보다 차를 굴릴 '실험장'이 없었던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중국 우한이 3000㎢, 미국 캘리포니아가 647㎢를 자율주행차에 열어준 반면 한국은 전국을 다 합쳐도 114㎢에 불과하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광주 전역을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해 연내 자율차 200대가량을 투입하고, 산업통상부는 5년간 1조원 규모 연구개발(R&D)로 미래차 핵심 생태계 내재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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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와 산업부는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자율주행모빌리티산업전'에서 2027년을 분기점으로 삼은 자율주행 상용화 로드맵을 각각 내놨다.
안재훈 산업부 미래모빌리티팀장은 이날 '자율주행 산업 생태계 육성 방향' 발표에서 자동차 산업이 친환경화·지능화·연결화 세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율주행 기능은 독자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전동화와 커넥티비티 기술이 합쳐져 복합적으로 나타난다"며 "테슬라를 두고 전기차인지 자율차인지 경계가 흐릿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우리 자동차 산업이 살아남으려면 자율차만 볼 것이 아니라 미래차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지금 승용차에서 레벨2 플러스 경쟁, 로보택시에서 레벨4 경쟁을 하고 있는데 사실 우리가 많이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산업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미국을 100%로 놓았을 때 한국은 89.2%에 그친다. 미국은 테슬라가 완전자율주행에 근접했고 구글이 로보택시 1500대를 운영 중이며, 중국은 바이두가 로보택시 누적 1400만건을 달성한 상태다.
이광우 국토부 자율주행정책과 팀장은 미·중이 앞선 이유를 실증환경 격차에서 찾았다. 그는 "미국이나 중국 사례와 같이 도시 규모의 대규모 실증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은 도시 전체에서 레벨4 무인 자율차를 운행하며 다양한 환경의 데이터와 돌발상황 엣지케이스를 대량으로 수집할 수 있는 실증 환경이 갖춰졌다는 것이 이 팀장의 설명이다.
면적 격차는 주행거리로 이어졌다. 국내 자율주행차의 누적 운행실적은 1306만㎞로, 웨이모 1억6000만㎞의 12분의 1, 바이두 1억㎞의 약 8분의 1 수준이다. 국토부는 기술격차의 원인으로 노선 단위의 제한적 실증, 원본 영상 활용을 막아온 규제, 글로벌 빅테크 대비 인프라·자본 부족을 함께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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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글로벌 3대 자율주행 기술강국 도약'을 장기 목표로, 2027년 레벨4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단기 목표로 제시했다. 핵심 수단은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다. 도시 전체를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해 규제를 걷어내고 차량을 대량으로 굴려 AI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팀장은 "AI 기술은 학습 데이터를 다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일단 차가 많이 굴러가야 한다는 목적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올해 3월 완성차·보험사·플랫폼사가 참여하는 'K-자율주행 협력모델'을 꾸리고 4월 광주 전역을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했으며 5월부터 자율주행 샌드박스를 운영 중이다. 현대차가 개발·공급하는 자율주행 전용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은 6~9월 사전검증차 안전성 검증을 거쳐 11월부터 순차 투입되며, 연내 200대가량이 실도로를 달리는 것이 목표다.
이 팀장은 차량 투입에 대해 "조금 지연된 부분이 있다"며 "계속 점검하면서 최대한 일정에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실증구역은 올해 광산구·북구·서구 일부에서 내년 남구·동구·서구 전역으로 넓히고, 실증도시와 투입 대수도 함께 확대한다.
산업부는 공급 측 생태계를 짠다.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 R&D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와 데이터, AI 등 미래차 핵심 생태계를 내재화한다는 계획이다. 안 팀장은 "AI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인데 우리는 양과 질이 둘 다 부족하다"며 실차 주행 없이 데이터를 만드는 월드모델 구축과 데이터 표준화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산업부의 시간표 역시 2027년에 맞춰져 있다. 규칙 기반에서 벗어나 차량 주행 데이터로 학습하는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모델과 SDV 표준플랫폼을 2027년까지 확보하고, AI가 스스로 판단 근거를 설명하는 VLA 방식 개발도 병행한다.
이 팀장은 "올해 말 광주 도로에서 차량이 실제 운행되고, 2027년 말이나 2028년 초에는 레벨4 수준 무인차가 현장에서 운행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목표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