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영주권 수수료 9만→174만원…소득 기준도 높인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 정부가 오는 10월부터 외국인의 체류 자격 갱신·변경과 영주 허가 수수료를 대폭 인상한다. 영주 허가 수수료는 현행 1만엔(약 8만6800원)에서 20만엔(약 174만원)으로 20배 오른다.
25일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개정 출입국관리법 시행령을 의결했다. 새 수수료는 오는 10월 1일부터 적용된다.
현재 체류 자격 갱신·변경 수수료는 체류 기간과 관계없이 출입국재류관리청 창구에서 신청하면 6000엔(약 5만2000원),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5500엔(약 4만8000원)이다.
앞으로는 체류 기간이 길수록 더 많은 수수료를 내도록 차등 부과한다. 체류 기간이 3개월 이하이면 신청 방식과 관계없이 1만엔(약 8만6800원)을 내야 한다. 1년 체류 자격은 창구 신청 시 3만3000엔(약 28만6000원), 온라인 신청 시 2만7000엔(약 23만4000원)으로 오른다.
5년 이상은 창구 7만5000엔(약 65만1000원), 온라인 6만5000엔(약 56만4000원)으로 인상된다. 온라인 수수료를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해 전자 신청을 유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영주 허가 수수료다. 창구에서만 신청할 수 있는 영주 허가 수수료는 1만엔에서 20만엔으로 뛴다. 인상 후 금액은 현재보다 19만엔(약 165만원) 많다. 다만 생활이 어려운 난민 인정자 등에게는 수수료 일부를 감면할 방침이다.
히라구치 히로시 일본 법무상은 "수수료 인상은 외국인과의 질서 있는 공생사회를 위한 정책을 확실히 시행하는 데 필요한 조치"라며 "적절하게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수수료 인상은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영주권 심사 강화와 맞물려 있다. 현재 출입국재류관리청은 별도로 영주권 신청자에게 일본인 가구 평균을 웃도는 소득과 일정 수준 이상의 장래 연금 수급액을 요구하는 내용의 '영주허가 가이드라인'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기준 일본의 가구당 평균소득은 575만2000엔(약 4993만원)이다. 다만 정부가 이 통계를 실제 심사 기준으로 그대로 적용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예상 연금액이 기준에 못 미치면 부족분을 보완할 예금 등 금융자산을 갖췄는지도 심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일본어 능력과 일본의 제도·생활 규칙에 대한 이해도 평가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의무교육 대상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경우에는 심사에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일본인이나 영주권자의 배우자에게 적용되는 혼인·체류 기간 특례도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현행 일본 출입국관리법은 영주 허가 요건으로 선량한 행실과 독립적인 생계 능력, 일본의 국익 부합 등을 요구한다. 일본 정부는 영주 허가 후 생활보호를 신청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독립적인 생계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증가도 정책 강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일본의 체류 외국인은 412만명으로 2021년 말보다 약 1.5배 늘었다. 이 가운데 일반 영주자는 94만7125명에 달했다.
일본 정부는 체류 외국인 비율에 일정한 상한 목표를 두는 방안도 검토해 내년 3월 기본 방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