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감독기구는 감독현장에 있어야"
2차 공기관 이전에 원론적 입장
청와대 설득 계획 여부엔 무응답
이재명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대해 금융 공공기관들이 총파업 등 반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감독기구가 감독현장에 있어야 된다는 것은 일관된 원론적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정부의 모든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침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 원장은 '청와대를 설득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지방이전이 감독 기능 약화로 이어지면서 금융소비자보호와 시장 감시 역량을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금융사의 90%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해 있기 때문에 지방이전이 현실화할 경우 업무 비효율은 물론 금융위기 등 긴급한 현안이 발생했을 때 신속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실제 금융사 본점의 91.6%는 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며 금감원 현장 검사 대상의 88.3%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상장기업 본사의 72.7%도 수도권에 자리하고 있다. 금감원이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현장 검사를 위해 잦은 출장이 반복될 수 밖에 없고, 조직을 서울과 지방으로 나누더라도 검사와 제재, 감독정책 수립 과정에서 협업이 어려워지고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들도 수도나 제1금융중심지에 금융기관을 모아 집적화하고 있다. 금융감독기관의 경우 일본 금융청(FSA)은 도쿄,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은 런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다.
감독기구 뿐만 아니라 예금보험공사, 국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도 각국 수도에 위치해 있다.
미국의 수출입은행(EXIM Bank)은 워싱턴DC에 본점이 있다. 영국의 수출금융청(UK E F)은 런던, 일본의 국제협력은행(JBIC)은 도쿄에 본부가 있다. 독일 국영개발은행(KfW)은 금융 중심지인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에 자리를 잡았다. 중소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일본 정책금융공고(JFC), 영국 기업은행(BBB) 역시 각각 도쿄와 런던에 본점을 두고 있다. 프랑스 금융시장청(AMF)도 수도이자 금융중심지인 파리의 증권거래소 광장에 본부를 두고 있다.
지방이전 시 금감원이나 국책은행 등의 우수 인력이 이탈할 가능성도 크다.
금감원 노동조합이 직원 1538명을 대상으로 지방 이전시 퇴사 의향을 물은 결과 약 70%가 '퇴사 의향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인회계사·변호사 등 전문직 인력에서는 80% 가까이 퇴사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우수한 젊은 직원들이 민간 금융권과 30%에 가까운 임금격차에도 근무를 했다"면서도 "지방으로 이전할 경우 우수 직원들의 이탈 뿐만 아니라 향후 미래 인재 유치에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노조에서는 2차 지방이전 대상에서 금감원과 예보는 제외돼야 한다고 정부에 요구하고 향후 총파업 등 대응 수위를 고민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발표 계획을 미뤘다고 해서 입장이 달라질 것은 없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박소현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