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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加 무역갈등 ‘프랑스어’로 번지나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카니 "美, 프랑스어 보호정책 불만"
美 "우스꽝스러운 가짜뉴스" 일축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전쟁이 자동차·철강에서 언어와 문화 문제로 번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자동차와 부품 등에 50% 관세를 예고하자 캐나다는 미국이 프랑스어 보호정책까지 문제 삼았다고 반발했다. 관세로 시작된 갈등이 캐나다의 정체성까지 건드리면서 양국 관계가 최우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악화하고 있다.

트럼프는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2027년 1월 1일부터 자동차와 소형·대형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 관세가 50%로 인상될 것"이라고 밝혔다.

캐나다의 보복관세 방침에 추가 관세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트럼프는 "캐나다가 미국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 미국이 캐나다를 필요로 하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더그 포드 온타리오주총리를 '광대'라고 비난하며 에너지 분야의 추가 압박 가능성도 시사했다.

캐나다도 물러서지 않았다. 카니는 "미국과 협상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의 주요 산업을 파괴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미국이 제시한 조건을 '나쁜 거래'라고 지적했다.

강경 대응에는 여론도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조사에서 캐나다 국민의 76%가 미국과 무역협상을 중단한 것이 올바른 결정이라고 답했다. 트럼프의 '51번째 주' 발언 등에 대한 반감까지 쌓이면서 미국에 과도하게 양보해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미국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갈등을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비판했다. 양국의 자동차·철강 공급망이 긴밀하게 얽혀 있어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매기면 미국 기업의 비용도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전쟁은 캐나다의 정체성과 직결된 프랑스어 문제로도 번졌다. 카니는 이날 프랑스어권 퀘벡주에서 "미국 측 무역협상단이 캐나다의 프랑스어 보호정책을 골칫거리로 여겼다"고 주장하며 "퀘벡에서 프랑스어는 곧 권리"라고 강조했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캐나다에서 언어는 단순한 통상규제가 아니다. 특히 퀘벡주는 프랑스어를 정체성의 핵심으로 여겨 제품의 프랑스어 표기를 의무화하고 해외 미디어 서비스에도 프랑스어와 캐나다 콘텐츠 보호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이에 미국은 부인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우스꽝스러운 가짜 뉴스"라며 "미국 스트리밍 기업의 수익 일부를 캐나다 콘텐츠 지원에 사용하도록 하는 규제가 문제"라고 반박했다.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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