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슬란드, 29일 EU 가입 국민투표...그린란드 합병론 의식했나?
2015년에 EU 가입 철회했던 아이슬란드, 다시 가입 추진
29일에 가입 협상 재개 국민투표 진행 예정...찬성파 소폭 앞서
최근 美 트럼프의 그린란드 합병 주장에 자극 받아
북극항로 개척에 따른 러시아 및 중국의 활동 증가도 불안 증폭
[파이낸셜뉴스] 노르웨이와 그린란드 사이 북극권 요충지에 자리 잡은 섬나라 아이슬란드가 29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가입에 대한 찬반 국민투표를 실시한다. 외신들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합병 주장이 아이슬란드를 자극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25일 보도에서 트럼프의 공격적인 행보가 아이슬란드 내 EU 가입파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현지 매체 비시르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EU 가입 협상 재개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51.3%로, 반대 48.7%보다 근소하게 많았다고 전했다.
인구가 약 40만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는 북극해 및 옛 소련과 인접한 위치 때문에 이미 냉전 시대부터 동서 진영 양쪽에서 수많은 회유와 위협을 받았다. 아이슬란드는 1944년 덴마크에서 독립한 이후 1949년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 아이슬란드는 비록 군대와 정보기관이 없지만 외국 군대의 영구 주둔을 금지하는 조건으로 나토의 보호를 받고 있다. 1951년에는 미국과 상호 방위 협정을 체결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5위인 북극권의 부국 아이슬란드는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이미 유럽경제지역(EEA) 속해 EU와 비교적 자유로운 무역을 하고 있다. 동시에 EU 법규를 상당부분 인정하여 회원국 내 자유로운 이동을 인정하는 솅겐 조약에도 가입한 상태다.
아이슬란드는 앞서 2008년 국내 대형 은행 3개가 파산하며 금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하자 2009년에 EU 가입 신청서를 냈다. 이후 경제난에서 회복한 아이슬란드는 그리스 등 남유럽의 채무 위기 여파로 유로존(유로 사용 21개국) 붕괴 가능성이 거론되자 2013년 EU 가입 협상을 동결했다. 이어 2015년 3월에는 EU 측에 가입 후보국 지위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이슬란드가 마음을 바꾼 최대 원인은 안보였다. 아이슬란드는 최근 지구온난화 및 북극 항로 개척으로 러시아와 중국이 북극권 개발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강대국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취임한 미국의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공공연히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합병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빌리 롱 아이슬란드 대사는 지난 1월 대사 임명 전에 이미 미국 하원의원들과 사석에서 만나 "아이슬란드가 미국의 52번째 주(州)가 될 것"이며 "내가 주지사가 될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EU의 마르타 코스 EU 확대 담당 집행위원은 "이미 유럽 단일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슬란드는 1~2년 안에 가입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슬란드는 약 2028년에 EU 가입을 완료할 경우 몰타(인구 59만명)를 제치고 인구 규모에 있어 EU의 최소 회원국이 된다.
한편 EU 가입 반대 진영에서는 EU 가입시 주체적인 입법 및 규제 권한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이들은 수출 40%를 차지하는 주력 산업인 어업 부분에서 자체 결정권을 잃을까봐 걱정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종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