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실적은 이미 합격점…엔비디아, 시장은 '황의 입'만 본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어닝서프라이즈 확률 96%에도 주가 상승 기대는 낮아
루빈·中 H200 출하·추론 경쟁이 성장 지속성 좌우
'AI 중앙은행' 순환금융 논란도 컨퍼런스콜 쟁점
매출총이익률 75% 방어 여부, 삼성·하이닉스에도 촉각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엔비디아가 26일(현지시간) 2∙4분기(5~7월)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실적보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의 입에 쏠리고 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된 만큼 차세대 칩 루빈과 중국 매출, 메모리 공급난, 순환금융 논란에 어떤 답을 내놓느냐가 주가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예측시장 폴리마켓에 따르면 25일 기준 엔비디아의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 확률은 96%, 데이터센터 매출이 800억달러(약 111조원)를 넘어설 확률은 95%에 달한다. 반면 실적 발표 후 주가가 220달러 위에서 마감할 가능성은 43%에 그친다.

'잘 벌었다'는 것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8개 분기 실적 발표일 가운데 6차례 하락했고 최근 4개 분기에는 내리 떨어졌다. 올해 상승률도 11.8%로 같은 기간 61% 오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PHLX)에 크게 못 미친다.

실적 전망은 여전히 화려하다. 금융정보업체 SEG가 집계한 2∙4분기 매출 전망치는 922억달러로 전년 동기의 거의 2배다. 3∙4분기(8~10월) 매출 전망치도 전년동기대비 82.8% 증가한 1042억달러다.

관건은 성장의 지속 가능성이다. JP모건은 주문형 반도체(ASIC) 등 추론 특화 경쟁자의 부상과 중국 H200 출하, 메모리 공급난에 따른 차세대 칩 사양 변화 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일부 중국 고객사가 이미 H200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져 중국 매출 회복은 4∙4분기 실적을 끌어올릴 요인으로 꼽힌다.

차세대 루빈도 시험대다. 모건스탠리는 루빈이 3∙4분기에만 90억달러의 매출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AI 시장의 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엔비디아가 주문형 반도체와 인텔·AMD 등의 추격을 뿌리치고 지배력을 유지할지가 관심사다.

최근 불거진 순환금융 논란도 피해갈 수 없다.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 20년 임대계약에 최대 1050억달러를 보증하기로 했으며 대형 금융사들과 5000억달러 규모의 AI 기반시설 금융계획도 내놨다. 칩을 파는 엔비디아가 고객의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까지 뒷받침하면서 시장에서는 엔비디아가 'AI 업계의 중앙은행'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엔비디아가 기존 75% 안팎의 매출총이익률 전망을 낮춘다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의 가격 협상력이 강해졌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이익률을 유지한다면 원가 상승분을 고객에게 넘겼다는 의미여서 빅테크의 AI 투자 여력이 다음 변수로 떠오른다.

[email protected] 김경민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칩 루빈 #매출 #실적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