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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에 샤인머스캣 내준 日, 신품종 지키기 나섰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韓·中서 무단 반출 의심 품종 54개
샤인머스캣 사용료 손실 연 200억엔
관리기관 출범·종묘법 개정 '투트랙'
해외 재배 허가해 로열티 회수 추진

샤인머스캣. 출처=연합뉴스
샤인머스캣. 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일본이 자국에서 개발한 농산물 신품종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재배 허가부터 불법 유통 감시, 소송까지 일괄 관리하는 제도를 도입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6일 보도했다. 중국과 한국에서 무단 반출이 의심되는 일본 품종이 5년 만에 1.5배로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품종 등록 전 해외 반출을 차단할 수 있도록 종묘법도 개정했다. 샤인머스캣처럼 품종 사용료를 받지 못한 채 해외에서 대량 재배되는 사태를 막겠다는 것이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지난 7월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JA전농) 등이 설립한 'J-PLANTS'를 육성자권 관리기관 1호로 인증했다.

육성자권은 과일과 꽃 등의 신품종을 개발한 사람에게 인정되는 지식재산권이다. 일본에서는 농림수산성에 품종이 등록된 시점부터 권리가 발생한다. 권리자의 허가 없이 종묘를 증식하거나 수확물을 판매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日정부 "韓·中서 日품종 54개 무단 재배 의심"

J-PLANTS는 품종 개발자와 대리계약을 맺고 국내외 사업자에게 재배를 허가한다. 라이선스 계약으로 받은 사용료는 개발자에게 돌려준다. 현지 사업자와 함께 무단 재배와 유통을 감시하고, 권리 침해가 확인되면 지식재산권 전문 변호사와 협력해 소송도 맡는다.

개발자가 개별적으로 처리해야 했던 해외 재배 허가와 사용료 징수, 불법 유통 감시, 법적 대응을 전문기관이 일괄 대행하는 방식이다. J-PLANTS는 우선 해외에서 품종 등록을 마친 포도와 감 등 약 10개 품종의 해외사업을 지원한다.

마쓰다 아쓰로 J-PLANTS 사장 겸 니가타식료농업대 부학장은 "일본 농업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이 전문 관리기관을 설립한 것은 신품종의 해외 유출이 계속 늘고 있어서다. 일본 농림수산성이 지난해 조사한 결과 일본에서 개발한 54개 품종이 한국과 중국에서 같거나 비슷한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무단 반출이 의심되는 품종은 5년 전 36개에서 1.5배로 증가했다.

에히메현이 개발한 고급 감귤 '베니 프린세스'도 여기에 포함됐다. 젤리 같은 식감과 진한 단맛이 특징으로 약 20년간의 개발을 거쳐 2022년 품종으로 등록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판매를 앞두고 중국에서 묘목이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나카무라 도키히로 에히메현 지사는 "10년 넘는 세월을 들여 완성한 최고의 품종"이라며 "정말 분하다"고 말했다.

에히메현은 앞서 자체 개발한 '베니 마돈나'와 '간페이', '히메코하루' 등이 중국과 한국에서 유통되자 재배지역을 제한하고 해외 관계자의 농장 시찰까지 거부했다. 그럼에도 베니 프린세스 묘목의 해외 유출을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품종 개발에 시험 농장을 제공한 OC팜의 나가노 류스케 사장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판매하려는 시기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생산자의 의욕마저 꺾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샤인머스캣 사용료 손실만 연 1740억원

해외에서 육성자권을 침해당해도 개발자가 직접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신품종 개발자 가운데 개인과 영세 사업자가 많아 현지 유통망을 조사하고 법적 절차를 밟을 인력과 비용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가 2024년 접수한 육성자권 침해 상담은 49건이었지만 해외 관련 상담은 6건에 그쳤다. 아오노 무쓰미 에히메현 농산원예과 주간은 "현지 사정과 법률을 잘 아는 인력이 부족해 지방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일본에서 개발된 샤인머스캣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의 샤인머스캣 재배면적은 모두 일본을 크게 웃돈다. 일본 측이 받지 못한 품종 사용료는 연간 최소 200억엔(약 17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품종이 정식 등록되기 전에 해외로 유출되는 문제에도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 7월 통과된 개정 종묘법에 따라 앞으로는 품종 등록 전이라도 해외 반출을 중단시키거나 반출하려는 종묘와 농산물을 폐기하도록 할 수 있다.

미노 도시카쓰 일본 농림수산성 수출촉진심의관은 "지금도 신품종의 해외 유출이 계속되고 있다"며 "국가 차원에서 방지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유출 차단 넘어 해외서 정식 재배

해외에서는 제3자 기관이 육성자권을 관리하면서 품종의 해외사업까지 운영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뉴질랜드 키위 브랜드로 유명한 제스프리인터내셔널이 대표적이다.

제스프리는 일본과 프랑스 등 북반구 5개국 생산자와 계약을 맺고 키위를 재배한다. 일본에서는 2001년 재배를 시작해 현재 규슈를 중심으로 연간 약 2500t을 출하하고 있다.

미에현 아사이농원은 제스프리의 지원을 받아 토양을 개량하고 생산을 안정화했다. 아사이 요헤이 부사장은 "재배 노하우와 데이터를 공유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제스프리도 해외 계약생산을 통해 "세계 곳곳에 상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며 브랜드 가치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하야카와 노리시게 일본 사업구상대학원 특임교수는 "종묘는 여행가방 등에 숨겨 쉽게 반출할 수 있다"며 "유출을 막는 데 그치지 말고 권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세적 자세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외 대형 사업자와 손잡으면 무단 재배를 억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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