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차손에 수익률 11%p 갈렸는데…개미, 환헤지 대신 환노출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환차손이 커진 상황에서도 개인 자금은 달러 자산으로 향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증시 강세가 달러 자산 매수의 주된 배경인 가운데, 낮아진 환율도 향후 반등에 따른 환차익 기대를 키우며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지난달 2일부터 전날까지 KODEX 미국S&P500은 9.08% 하락한 반면 KODEX 미국S&P500(H)는 2.18% 상승했다. TIGER 미국S&P500도 같은 기간 8.76% 하락한 반면 TIGER 미국S&P500(H)는 2.01% 상승해 수익률 격차가 10.77%p에 달했다.
같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최대 11%p 넘게 벌어졌다. 원·달러 매매기준율은 지난 7월2일 1554.40원으로 연중 고점을 기록한 뒤 8월26일 1383.10원까지 171.30원(11.0%) 하락하면서 환율 변동에 그대로 노출되는 상품의 원화 환산 수익률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환헤지형보다 환노출형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 7월2일부터 8월26일까지 개인은 TIGER 미국S&P500을 1조1552억원, KODEX 미국S&P500을 6289억원 순매수했다. 두 상품에만 총 1조7841억원이 유입됐다. 반면 같은 기간 KODEX 미국S&P500(H)와 TIGER 미국S&P500(H)는 합산 약 68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피난 수요와 미국 증시 강세가 미국 대표지수 ETF 수요를 이끈 가운데, 최근 환율 하락이 달러 자산을 이전보다 낮은 원화 가격에 살 수 있게 하면서 매수 심리를 추가로 자극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진욱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운용담당은 "환율 메리트와의 연관은 있지만 주된 동력은 국내 증시 급락에 따른 피난 수요와 미국 증시의 사상 최고치 랠리"라며 "환율 하락은 같은 자산을 더 싸게 담을 수 있다는 진입 시점의 매력을 더했다"고 말했다.
환율 하락을 향후 환차익을 노릴 기회로 보는 움직임은 달러예금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5대 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7월2일 673억238만달러에서 이달 26일 764억4864만달러로 91억4626만달러(13.6%) 증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에도 환율 연계 파생결합형 신탁 등 환율 움직임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있지만 개인 투자자에게 대중적인 상품은 아니다"라며 "증권사 상품은 대부분 환율에 노출할지 헤지할지를 선택하는 구조여서, 개인이 향후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익을 직접 노리려면 달러예금이나 외화통장을 활용하는 방식이 가장 직관적"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남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 확대 기대에 따른 달러 공급과 글로벌 약달러 흐름이 원화 강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실제 환전 규모가 제한적이고 향후 배당 역송금 수요가 발생할 수 있어 하락 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 규모만 보면 과거 ADR 재료와 유사하지만 보유 원화와 국내 영업현금흐름을 고려하면 실제 환전 비중은 40~50% 수준"이라며 "배당 지급 후 역송금 수요도 고려해야 하지만 현 레벨에서 추가 하락 여력은 40~50원 내외로, 1340~1350원을 1차 지지선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