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들어오는 메타 CDS… 최대변수는 '회수율 0%' 조건
기업 부도위험 사고파는 파생상품
원화 유동화증권 형태로 첫 공급
'손실률 100%' 조건에 거래 추진
글로벌 빅테크 부도 가능성 낮지만
신용사건 생기면 투자금 잃는 구조
일부 신평사는 "평가 맡지 않겠다"
국내 첫 글로벌 빅테크 신용부도스와프(CDS) 유동화 거래에 '제로 리커버리(Zero Recovery)' 조건이 등장했다.
첫 준거기업인 메타(Meta Platforms)는 글로벌 신용등급 'AA-' 수준이지만 신용사건 발생 시 실제 채권 회수가치와 관계없이 회수율 0%, 손실률 100%를 적용하는 구조다. 정산 절차를 단순화하는 대신 손실을 가장 보수적으로 가정하는 셈이다. 전례 없는 구조와 계약조건을 둘러싼 부담에 일부 국내 신용평가사는 평가를 수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1일 투자은행(IB) 및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처음 추진되는 메타 CDS 유동화 거래에서는 메타의 선순위 채무를 대상으로 신용사건 발생 여부를 판단하고, 신용사건 발생 시 회수율을 0%로 간주하는 제로 리커버리 구조가 검토되고 있다.
이번 거래는 메타가 국내에서 원화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는 것과는 다르다. 해외에서 거래되는 메타 CDS의 신용위험을 국내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원화 유동화증권으로 바꿔 국내 투자자에게 공급하는 구조다.
CDS는 특정 기업의 부도 위험을 사고파는 파생상품이다. 통상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준거채무의 시장가격이나 실제 회수가치를 반영해 손실을 정산한다. 가령 액면 100억원의 채권이 신용사건 이후에도 70억원의 가치가 있다면 손실은 30억원으로 계산하는 식이다.
제로 리커버리는 이 과정을 단순화한다. 실제로 얼마를 회수할 수 있는지 따지지 않고 계약 단계에서 회수율을 0%로 정해놓는다. 실제 채권에 상당한 가치가 남아 있더라도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계약상 손실률은 100%가 되는 구조다.
여기서 'AA- 메타'와 '손실률 100%'가 동시에 성립한다. 메타의 신용등급이 높은 만큼 부도 가능성은 낮게 평가되지만 일단 신용사건이 발생하면 손실률은 100%를 적용할 수 있다. '부도가 날 가능성'과 '부도가 났을 때 얼마나 잃는지'는 별개의 문제인 셈이다.
신평업계가 특히 따져보는 것도 신용사건의 정의다. 글로벌 CDS는 통상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의 표준계약을 기반으로 지급불이행, 파산, 채무재조정 등 어떤 상황을 신용사건으로 볼지 정한다. 준거채무의 범위와 변제순위, 정산방식 등도 계약에 담긴다.
제로 리커버리가 붙으면 이 계약 문구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실제 채권에 회수가치가 남아 있더라도 계약상 신용사건으로 인정되면 회수율 0%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메타의 신용등급 못지않게 '어떤 상황을 신용사건으로 볼 것인가'가 투자자의 손실을 가르는 셈이다.
준거채무의 변제순위도 평가 대상이다. 이번 거래에서는 메타의 선순위 채무를 기준으로 신용사건 발생 여부를 판단하는 구조가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첫 거래부터 신용평가가 순탄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거래와 관련해 복수의 국내 신평사에 평가가 타진됐지만 일부 신평사는 아예 평가를 맡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IB업계 관계자는 "제로 리커버리는 실제로 얼마를 회수할 수 있는지 따지지 않고 계약상 회수율을 처음부터 0%로 정해놓는 방식"이라며 "실제 채권에서 돈을 일부 건질 수 있어도 계약상으로는 전액 손실로 처리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메타의 신용등급만 볼 게 아니라 어떤 경우를 신용사건으로 보고 그 위험을 유동화증권에 어떻게 반영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감독당국도 이번 거래를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글로벌 빅테크 CDS를 기초로 원화 유동화증권을 만드는 국내 첫 사례인 만큼 이번 거래에서 만들어지는 상품 구조와 신용평가 방식이 후속 거래의 잣대가 될 수 있어서다. 메타에 이어 다른 글로벌 빅테크의 신용위험까지 국내 구조화금융 시장으로 들어올 경우 이번 거래가 사실상 첫 시험대가 되는 셈이다.
[email protected] 김현정 김경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