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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지지 요청' 이갑준 前 사하구청장 벌금 500만원 확정

김동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법 "공무원 신분 선거운동은 유죄, 구청장 지위 이용은 무죄"...징역형에서 벌금형으로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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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같은 당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부탁한 이갑준 전 부산 사하구청장이 벌금 500만원을 확정받았다. 공무원 신분으로 선거운동을 한 부분은 유죄로 인정됐지만 구청장 지위를 이용했다는 부분이 무죄로 갈리면서 형량이 징역형에서 벌금형으로 낮아졌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구청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검사가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무원 지위 이용 선거운동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이 전 구청장은 2024년 2월 24일 사하구 청년 봉사단체인 청년연합회가 연 다대포 달집문화축제 행사장에서 국민의힘 사하구갑 예비후보였던 이성권 의원을 만나자, 청년연합회 임원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청년연합회 차원의 지지를 요청했다. 그런 뒤 이 의원에게 자신의 휴대전화를 건네 직접 지지를 부탁할 수 있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방식은 그해 3월 20일 사하구청 구청장실에서도 되풀이됐다. 이 전 구청장은 이 의원과 정책제안서 전달식을 마친 뒤 A씨에게 전화해 지지를 요청하고 다시 전화기를 건넸다. 이 의원은 그해 2월 공천을 받아 4월 총선에서 당선됐으며 이 전 구청장과는 동향 출신에 같은 당 소속이다.

공직선거법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면서, 공무원이 그 지위를 이용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도 별도로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두 조항을 모두 적용해 2024년 10월 이 전 구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1심은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보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전 구청장이 민간단체 보조금 예산 편성과 증액·감액, 보조금 수수 단체에 대한 특정감사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고, A씨가 몸담은 청년연합회와 A씨 가족이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들이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사하구 보조금에 의존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A씨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이 사건 각 통화는 지인이 아닌 사하구청장과 하는 통화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점도 반영됐다.

지난 6월 2심은 1심을 파기하고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했다. 공무원 신분 선거운동은 유죄로 유지했지만 지위를 이용했다는 부분은 증명이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전 구청장이 평소 A씨를 동향 후배로 인식하고 대해온 만큼, 지위를 이용했다기보다 개인적 친분을 이용한 부탁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다.

A씨의 실제 영향력도 다르게 봤다. 재판부는 A씨가 사건 당시 청년연합회 회장이 아니라 직전 회장으로서 고문적 성격의 이사에 불과했고, 건강 상태 등에 비춰 실제로 단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씨 가족이 운영하는 민간단체들에 대해서도 이 전 구청장이 예산편성권이나 관리·감독권을 바탕으로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않았다고 봤다.

선출직 공무원이 다른 사람의 선거에서 선거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을 확정받으면 직위를 잃는다. 다만 이 전 구청장은 지난 6월 임기를 마쳤고 6·3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았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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