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노조 몽니'에 발등찍힌 성과급 교섭…내년 임단협부터 혼란 불가피
올해 삼성 노사협상으로 촉발된 n% 성과급 논란
노동부,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 불가 방침…자율교섭은 인정
노동계 전반에도 불똥
경영계 '교섭회피', 노동계 '기본급 우회교섭' 우려 여전
기존 체결된 임단협엔 소급적용 불가…단협 효력기간 공방 우려
노 "즉각폐기" 사 "기준 더 구체화"
[파이낸셜뉴스] 올해 삼성전자 등 대기업 노사 교섭으로 촉발된 'n% 성과급' 논란에 정부가 의무 교섭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내리면서 노동계 전반에 불똥이 튀었다. 경영계의 교섭 회피, 노동계의 기본급을 통한 우회교섭이 여전히 우려로 남는 가운데 당장 내년 임금단체협상부터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n% 성과급 차단…제발 찍은 노조
고용노동부는 3일 노동쟁의 대상을 구체화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노조법 지침 개정을 지시한 지 한 달 반 만이다.
이번 지침의 핵심은 올해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제기된 기업이익 연동 성과급, 메가프로젝트 대규모 투자에 대한 교섭에 대한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지속적으로 논란이 제기돼 온 성과급 교섭과 관련해선 기업의 이익과 일정 비율로 연동하는 방식의 경영성과급은 노조법에 따른 의무적 교섭대상 및 조정·쟁의행위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못박았다. 법인세·배당 등이 반영되지 않은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영업외비용이 포함되는 당기순이익과 연동한 성과급 협상도 의무교섭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올해 노조가 요구했던 n% 성과급 교섭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높다. 노동부는 노조가 지침 해석에 따르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의 조정기능 등을 통해 행정지도에 나설 방침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임금은 세금·주주배당 등을 고려해 줄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영업이익의 n%를 떼는 성과급과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기존 전문가들의 진단과 같이 성과급의 임금성 등 성격에 따라 향후 교섭 대상 여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되는 지점이다.
이 외에도 노동부는 지침을 통해 사업경영상 결정에 대해 교섭이 가능한 경우와 불가능한 경우를 구체화했다. 이 또한 삼성전자 노조가 내년 호남반도체 투자의 건을 교섭의제로 삼겠다고 예고한 사안으로, 노조가 강력하게 요구했던 안건들이 내년부터는 '교섭 불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내년 임단협 혼란 불가피
노사는 반발했다. 노동계는 이번 지침이 교섭대상을 지나치게 축소해 경영계의 교섭 회피 여지가 커졌다면서 "즉각 폐기"를 촉구했다. 반면, 경영계는 지침이 여전히 모호해 노동계가 기본급 등을 통한 우회교섭으로 압박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지침 또는 시행령으로 성과급, 인력배치 등이 교섭·파업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을 더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과급·임금 교섭 간 회색지대가 되레 교섭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같은 경영성과급인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요구하면 교섭과 쟁의의 대상이 아니고, 기본급이나 연봉을 기준으로 요구하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지침대로라면 매년 당해 연도의 지급액이나 지급률을 새로 요구할 수밖에 없다. 결국 기본급·연봉의 일정 비율이나 정액 지급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교섭과 갈등이 되풀이될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번 지침은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다수의 대기업 노사가 체결한 임단협과 배치되는 반면, 이미 체결된 단협엔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정부가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면서 내년 임단협부터는 혼란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지점이다.
예컨대,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협상에서 영업이익과 연동된 특별경영성과급을 10년간 적용하기로 했는데 이 같은 조건에 대한 노사의 해석이 내년 협상부터는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노동부 관계자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사례에 대해서 일률적으로 짚긴 어렵다"면서도 "기존 노사간 약속으로 맺어진 단협을 지침으로 무효화시키는 건 아니다"고 답했다.
[email protected] 김준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