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공공 파운드리 건설로 반도체 분업생태계 성장 이어가야" [살아나는 반도체 분업 (中)]

임수빈 기자, 강경래 기자
파이낸셜뉴스

국내 팹리스 1위인 LX세미콘
글로벌 기업들과 매출 격차 커
후공정 분야도 대만·中·美 장악
대만, 정부 주도로 TSMC 설립
반도체 생태계 선순환구조 정착

"공공 파운드리 건설로 반도체 분업생태계 성장 이어가야" [살아나는 반도체 분업 (中)]

반도체 슈퍼사이클 흐름을 타고 팹리스에서 파운드리, 패키징, 테스트하우스, 디자인하우스에 이르기까지 반도체 분업 생태계 역시 실적 개선과 함께 활기를 되찾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국내 반도체 분업 생태계가 한층 성숙하기 위해서는 공공 파운드리 건설 등 정부와 업계 차원의 관심과 함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패키징·테스트를 함께 수행하는 후공정 업체인 하나마이크론은 올해 2·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100% 증가한 6832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71% 늘어난 1423억원이었다.

한국투자증권 남채민 연구원은 "하나마이크론이 올해 하반기 가동이 예정된 설비 투자를 통해 매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브라질 법인의 영업이익률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같은 업종인 LB세미콘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25% 늘어난 1448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131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33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LB세미콘은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전력반도체(PMIC) 등 시스템반도체 후공정 사업에 주력한다.

반도체 검사만을 전문으로 하는 테스트하우스 역시 호실적을 내놨다. 두산테스나는 올해 2·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7% 늘어난 809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98억원을 올리면서 전년 동기 21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향후 늘어날 물량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 움직임 역시 활발하다.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에이팩트는 최근 인도 공장을 착공했다. 에이팩트 인도 공장은 안드라프라데시주 비사카파트남 타를루바다 지역에 건설된다. 투자 규모는 700억원으로, 공장을 완공하면 연간 9600만개의 반도체 후공정 처리가 가능해진다.

아울러 에이직랜드와 세미파이브, 가온칩스 등 반도체 디자인하우스 역시 올해 들어 매 분기 매출 증가와 함께 흑자 전환 등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디자인하우스는 팹리스 업체가 만든 반도체를 파운드리 공정에 맞도록 설계를 일부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연결하는 가교인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공 파운드리 건설 등 정부 차원의 관심과 업계 투자 없이는 반도체 분업 생태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최근 슈퍼사이클 흐름을 타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전 세계 시장에서 보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일례로 국내 팹리스 업계 부동의 1위인 LX세미콘의 지난해 매출은 1조6390억원이었으며, 이는 전 세계 1위 미국 엔비디아 매출 2159억달러(약 299조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팹리스 상위 10개 기업에 국내 기업은 단 한 곳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또한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에서는 대만 TSMC가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후공정 역시 ASE와 앰코테크놀로지, 스태츠칩팩 등 상위 5개 기업이 모두 대만과 중국, 미국 등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도 중장기적인 반도체 분업 생태계 성장을 위해 공공 파운드리 건설 등의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팹리스산업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는 "대만에서 정부 주도로 TSMC를 설립한 이후 팹리스와 후공정 업체들도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등 반도체 분업 생태계에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국내에서도 정부를 중심으로 최근 호남 지역에 대한 대규모 반도체 투자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국내 팹리스를 위한 공공 파운드리 건설이 꼭 이뤄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임수빈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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