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1단계 에너지·화학 합치고… 3단계서 배터리·조선 신설

배한글 기자
파이낸셜뉴스

거래소 산업분류체계 개편 추진
4단계로 나누되 韓산업구조 반영
'한화시스템=전자부품업'처럼
현실과 맞지 않는 분류 개선 기대
변경땐 업종 PER·PBR에도 영향

한국거래소가 마련 중인 자체 산업분류체계 'KRICS'는 국내 증시에서 비중이 커진 산업을 별도로 구분하고, 기존 업종을 재편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미국 중심의 산업구조를 반영한 글로벌산업분류기준(GICS)보다 국내 산업과 시장의 업종 인식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RICS '신산업 반영' 4단계 분류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ICS는 GICS와 마찬가지로 산업을 1단계부터 4단계까지 나누는 구조다. 현재 검토 중인 개편안에서는 1단계에서 에너지와 화학, 금융과 부동산을 각각 통합하고 모빌리티를 별도로 구분한다. 이보다 세부적인 3단계에는 배터리와 조선, 디스플레이 등이 별도 산업으로 신설된다.

현행 산업분류에는 투자자의 인식과 일치하지 않는 기업도 적지 않다. 한화시스템은 방산전자와 정보통신기술(ICT), 우주·위성 사업을 영위해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방산·우주항공주로 인식되지만 공식 업종은 '전자부품 제조업'이다. 반도체 제조공정용 고순도 흑연제품을 생산하는 티씨케이 역시 반도체 관련주로 통하지만 '기타 비금속 광물제품 제조업'으로 분류돼 있다. 거래소에도 특정 상장사가 해당 업종으로 분류된 이유를 묻는 문의가 종종 들어온다고 한다.

업종분류가 달라지면 기업을 평가할 때 비교하는 대상도 바뀔 수 있다. 같은 실적과 재무구조를 가진 기업이라도 어느 산업에 포함되느냐에 따라 비교 대상 기업과 업종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이 달라진다.

KRICS는 향후 장기 저PBR 기업 명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저PBR 기업을 절대적인 PBR 수치가 아니라 같은 업종 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선정하기 때문이다. KRICS 도입으로 기업의 소속 업종이 바뀌면 비교 대상과 업종 내 순위가 달라져 공표 대상에 새로 포함되거나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업종 PER·PBR에도 영향

거래소는 오는 11월 장기 저PBR 기업 명단을 처음 공개한다. 기업을 GICS 11개 업종으로 나눈 뒤 최근 6개 반기 동안 시장·업종별 PBR 순위를 산정해 코스피는 해당 업종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에 지속적으로 포함된 기업을 기본 공표 대상으로 선정한다. 같은 PBR을 기록하더라도 어느 업종에 속하느냐에 따라 명단 포함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다.

거래소 관계자는 "오는 11월 첫 공표에는 현행 GICS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저PBR 기업 선정에 KRICS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KRICS가 국내 산업의 특성을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미국 산업구조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GICS보다 국내 산업과 시장 상황의 간극을 좁히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며 "종목별 소속이 바뀌면 지수 편입·편출에는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패시브 상품은 사전에 안내된 지수 변경에 맞춰 운용하기 때문에 큰 혼란이 발생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KRICS가 글로벌 기준인 GICS를 대체하기보다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GICS는 글로벌 기준으로 시장의 인식을 대체로 반영하고 있다"며 "KRICS는 국내 산업을 설명하는 데는 유용하겠지만 이미 GICS가 자리 잡은 만큼 해외 투자자까지 아우르는 분류체계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mail protected]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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