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빌라 495세대 400억대 전세보증금 먹튀… 개발·시행사 ‘카르텔 전세사기’ 의혹

박성현 기자, 최은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서울 동작구 등 19채 미반환 발생
상당수 경매·가압류 절차 들어가
건축·관리에 가족·관계인들 연결

전세보증금 미반환이 발생한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두 빌라 건물. 사진=최은솔 기자
전세보증금 미반환이 발생한 서울 동작구 사당동의 두 빌라 건물. 사진=최은솔 기자

서울 동작·관악구 등을 중심으로 19채의 빌라에서 피해자 측 추산 약 438억원 규모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발생했다. 이들 건물의 세대수만 최소 495세대에 달한다. 명의상 소유자는 제각각이었지만 상당수가 한 부동산 개발·시행업자와 그의 가족·사업 관계인들로 연결됐다. 설계·시공·임대관리 과정에서도 같은 업체와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했다.

8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피해 건물은 서울 동작구 사당동 10채, 관악구 신림·봉천동 6채, 송파구 잠실동·강남구 역삼동 3채 등 총 19채다. 2024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잇따라 보증금 미반환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당수가 경매·가압류·회생 등의 절차에 들어갔다.

20~40대의 다양한 연령대의 임차인들은 수천만원에서 2억원이 넘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지급명령·강제경매 등에 나섰다. 경매가 진행돼도 선순위 근저당권과 다른 임차인의 보증금이 얽혀 전액 회수가 어려운 상태다. 보증금을 받지 못한 채 대출이자를 부담하며 다른 거처를 구하거나 피해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임차인도 있다. 사당동 한 건물에 거주했던 30대 금모씨도 보증금 8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했다. 금씨는 계약 당시 중개업소로부터 "절대 안전한 집만 소개한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지만 입주 약 7개월 만에 건물에 대한 경매 절차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19채의 소유관계를 따라가면 부동산 개발·시행업체 A사 대표 이모씨와 가족·사업 관계인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씨 본인을 비롯해 배우자·부모·누나·장모 등 가족 명의 건물이 다수 포함됐다.

건축·관리 과정에서도 공통점이 확인됐다. 건물 상당수는 동일한 임대관리업체의 과거 관리건물 목록에 포함됐다. 이씨와 관련된 건설업체가 공사시공자로 기재됐고, 이씨와 가족·사업 관계인이 공사시공자(현장관리인)로 이름을 올린 건물도 다수였다. 19채의 설계는 모두 동일한 건축사사무소가 맡았다.

이씨의 장모 조모씨는 임차인과의 통화에서 이씨를 "우리 사위"라고 지칭하며 자신은 "명의만 빌려줬을 뿐"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피해자들은 개별 채무불이행이 아닌 시행·관리·중개 관계자들이 연결된 카르텔 전세사기라고 주장하며 관련자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반면 관련자들은 제기된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최은솔 박성현 기자


#빌라 #카르텔 #전세보증금 #전세사기 #의혹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