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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넙치 67만7000마리 폐사… 전국 고수온 피해 5년 1억2505만마리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전국 올해 455어가·1353만3000마리 잠정
2022~2025 피해액 2055억6000만원
보험 국고보조 6년 새 두 배로 증가
올 8월 이미 281억2000만원 지원
37곳 품종전환·양식장 이전 첫 지원

제주시 한경면의 한 양식장에서 관계자가 수조 안에 액화산소를 공급하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9월4일까지 전국에서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1억2504만8000마리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제주시 한경면의 한 양식장에서 관계자가 수조 안에 액화산소를 공급하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9월4일까지 전국에서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1억2504만8000마리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뜨거워진 바다가 양식업의 상시적인 경영 위험으로 굳어지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 9월 초까지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가 1억2500만마리를 넘어섰고 피해액은 올해분을 빼고도 2000억원을 웃돌았다. 제주에서도 올해 넙치 67만7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1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부터 올해 9월4일까지 최근 5년간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1억2504만8000마리다.

연도별로는 2022년 85만1000마리에서 2023년 3177만9000마리로 급증했다. 2024년에는 6855만5000마리까지 늘어 최근 5년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에는 1033만마리로 줄었지만 올해 다시 1353만3000마리의 피해가 잠정 집계됐다.

올해 피해는 9월4일 기준 전국 455개 양식어가에서 발생했다. 아직 피해가 진행 중이고 어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은 추정치여서 최종 규모는 더 달라질 수 있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171개 어가에서 633만7000마리로 가장 많았다. 경북 279만8000마리, 충남 231만5000마리, 전남 140만6000마리가 뒤를 이었다.

제주에서는 45개 어가에서 넙치 67만7000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제주 피해액은 아직 산정 중이다.

제주 양식업도 고수온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4년에는 제주 77개 어가에서 어류·전복 등 221만5000마리가 피해를 입어 53억45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도 62개 어가에서 어류 180만3000마리가 폐사해 피해액이 52억2700만원에 달했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8월4일 제주지역 양식장을 찾아 어업인들과 고수온 대응 시설과 양식환경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 제주에서는 9월4일 기준 45개 어가에서 넙치 67만7000마리가 고수온 피해로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진=문대림 의원실 제공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지난 8월4일 제주지역 양식장을 찾아 어업인들과 고수온 대응 시설과 양식환경을 살펴보고 있다. 올해 제주에서는 9월4일 기준 45개 어가에서 넙치 67만7000마리가 고수온 피해로 폐사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진=문대림 의원실 제공

피해 규모는 어류 숫자만으로 모두 설명되지 않는다. 고수온 피해에는 굴과 홍합, 멍게 등 패류·수산물도 포함돼 줄·책·면적 등 서로 다른 단위로 집계되기 때문이다. 1억2504만8000마리는 비교가 가능한 어류 폐사량만 합산한 수치다.

재산피해도 커졌다. 올해 피해액이 아직 집계되지 않은 가운데 2022~2025년 고수온 피해액은 모두 2055억6000만원이다.

2022년 9억5600만원이던 피해액은 2023년 438억2900만원으로 뛰었고 2024년에는 1430억4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에는 177억3500만원으로 낮아졌다.

어종별로는 조피볼락이 고수온에 특히 취약한 양상을 보였다. 해수부가 연도별 어류 폐사 상위 5개 어종을 분석한 결과 조피볼락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최다 폐사 어종에 포함됐다.

2022년에는 조피볼락이 최다 폐사 어종으로 집계됐고 2023~2025년에도 조피볼락과 넙치, 강도다리 등이 반복적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정 어종을 중심으로 고수온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의미다.

고수온이 반복되면서 재해보험에 들어가는 정부 재정도 빠르게 늘고 있다. 양식수산물 재해보험료 국고보조액은 2021년 139억6800만원에서 지난해 274억5400만원으로 96.6%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이미 281억2000만원이 투입돼 지난해 연간 지원액을 넘어섰다.

2021년과 비교하면 국고보조액은 6년 사이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늘었다. 올해 8월까지 총보험료는 474억5500만원이며 국고 281억2000만원, 지방비 122억400만원이 지원됐다. 어가가 부담한 보험료는 71억3100만원이다.

제주시 구좌읍의 한 넙치 양식장. 정부는 올해 고수온 대응장비 보급을 확대하고 품종 전환과 양식장 이전을 지원하는 기후변화 대응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사진=뉴스1
제주시 구좌읍의 한 넙치 양식장. 정부는 올해 고수온 대응장비 보급을 확대하고 품종 전환과 양식장 이전을 지원하는 기후변화 대응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사진=뉴스1

정부도 피해 발생 뒤 복구비와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에서 양식 구조 자체를 바꾸는 대응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기후변화 대응 시범양식 지원사업'을 처음 도입했다. 고수온 피해가 반복되는 양식장의 품종을 고수온에 견딜 수 있는 어종으로 전환하거나 상대적으로 수온 위험이 낮은 지역으로 양식장을 옮기는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올해 두 차례 공모를 통해 모두 37개소가 선정됐다. 1개소당 평균 국비 지원액은 8460만원이다. 사업비는 국비 50%, 지방비 30%, 자부담 20% 구조다.

육상양식에서는 넙치를 참조기로 바꾸거나 해상양식의 조피볼락을 능성어 등 바리과 어종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예시로 제시됐다. 고수온이 반복되는 해역에서는 양식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비용도 지원 대상이다.

정부는 고수온 대응 장비 보급도 늘렸다. 올해 액화산소 공급장치 등 고수온 대응장비 예산을 당초 76억원으로 편성해 지난해보다 31% 확대했고, 피해가 이어지자 18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피해 어가의 자금난을 줄이기 위한 보험금 선지급도 시작됐다. 해수부는 지난 8일까지 피해 정밀조사가 끝난 전남·경남 39개 어가에 약 9억원의 보험금을 먼저 지급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추석 전까지 약 52개 어가에 23억원을 선지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선지급은 최종 보험금이 확정되기 전에 피해 정밀조사가 끝난 어가에 추정 보험금의 50%를 먼저 주는 방식이다.

고수온 피해가 매년 반복되면서 정책의 초점도 사후 보상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품종과 양식지역, 시설을 기후변화에 맞춰 바꾸고 어가가 감당해야 하는 전환 비용을 어떻게 지원할지가 양식산업의 과제로 떠올랐다.

문대림 의원은 "고수온은 한철 이상기후가 아니라 양식어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시적 재난"이라며 "피해 뒤 보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수온에 강한 품종 전환과 양식 적지 이전, 재해보험 보장 강화 등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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