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산악사고 5년 2547건… 실족·추락 벌써 작년의 91%
11일 가을철 산악사고 주의보
가을 650건·전체 25.5%
실족·추락 8월까지 107건
낮 12~17시 사고 49% 집중
119특수대응단 구조훈련 강화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올해 8월까지 발생한 산악 실족·추락 사고가 107건으로 지난해 연간 118건의 90.7%에 이르렀다. 최근 5년간 산악사고도 2547건에 달해 가을 탐방객 증가를 앞두고 제주소방이 산악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21~2025년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산악사고는 모두 2547건이다. 이 가운데 가을철인 9~11월 사고는 650건으로 전체의 25.5%를 차지했다.
가을 산행은 선선한 날씨와 단풍 등으로 탐방 수요가 늘지만 일몰시간이 빨라지고 큰 일교차와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가 겹칠 수 있다. 한라산뿐 아니라 제주 전역에 오름이 분포해 있어 관광객까지 산악 안전관리 대상이 넓다는 특징도 있다.
사고 원인을 보면 조난이 1385건으로 54.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실족·추락은 386건(15.2%), 개인질환 272건(10.7%), 탈진·탈수 97건(3.8%) 순이다.
최근에는 실족·추락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실족·추락 사고는 2021년 29건에서 2022년 72건, 2023년 82건, 2024년 85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18건까지 증가했다. 올해는 연말까지 넉 달을 남긴 8월 말 이미 107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전체 발생 건수의 90.7%가 8개월 만에 발생한 셈이다. 산행 중 발을 헛디디거나 균형을 잃는 사고가 많은 만큼 특히 하산 과정에서 무리한 이동을 피해야 한다는 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사고가 집중되는 시간대도 하산과 맞물린다. 최근 5년간 낮 12시부터 오후 5시 사이 발생한 산악사고는 1245건으로 전체의 49%를 차지했다. 산행을 시작할 때보다 체력이 떨어지고 하산 인원이 몰리는 시간대에 사고 위험이 커지는 흐름이다.
올해 8월 말까지 제주에서 발생한 산악사고는 414건이다. 사고 원인별로는 조난 240건, 실족·추락 107건, 탈진·탈수 41건, 개인질환 18건 등이다.
사고 지역도 제주 전역에 퍼져 있다.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집계된 산악사고 2961건 가운데 동부 읍·면지역이 1354건으로 45.7%를 차지했다. 서부 읍·면지역은 669건(22.6%), 제주시 동지역 597건(20.2%), 서귀포시 동지역 341건(11.5%) 순이었다.
동부 읍·면지역은 오름이 밀집하고 접근성이 좋아 탐방객 유입이 많은 지역이다. 한라산뿐 아니라 오름과 관광지를 포함한 제주형 산악안전 대책이 필요한 배경이다.
제주소방은 가을철 사고 증가에 대비해 구조 대응과 현장 예방활동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지난 9~10일에는 119특수대응단 주관으로 실족·추락 등 실제 산악사고 상황을 가정한 특별구조훈련을 진행했다. 구조대원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형에서 부상자를 안전하게 구조·이송하는 현장 대응능력을 점검했다.
주말에는 관음사와 성산일출봉 등 탐방객이 많은 지역에 의용소방대와 함께 산악안전지킴이도 운영한다. 탐방객에게 안전수칙을 안내하고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초기 대응을 지원한다.
제주소방은 산행에 앞서 기상정보와 일몰시간을 확인하고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할 것을 당부했다.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물과 비상식량을 준비한 뒤 해지기 전에 여유 있게 하산하는 것도 중요하다.
조난이나 부상 때는 무리하게 이동하기보다 119에 신고하고 주변 산악위치표지판의 번호를 알려 구조대가 위치를 신속하게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
박진수 제주특별자치도 소방안전본부장은 "가을은 선선한 날씨와 단풍을 즐기려는 탐방객이 늘면서 산악사고 위험도 커지는 시기"라며 "산행 전 안전수칙을 확인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산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