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제주 연고 마사회 유도단 해체 위기… 올림픽 금메달 4명 '산실' 흔들

정용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탁구단도 연말 해체 방안 검토
8월6일 선수단에 방침 전달
일부 선수 2027년까지 계약
아시안게임 앞 이적·생계 우려
문대림 의원 "국감서 보호대책 검증"

김재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마사회 유도단 선수들. 제주 연고 실업팀인 마사회 유도단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4명을 배출했으며, 마사회는 경영 여건을 이유로 올해 말 팀 해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재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마사회 유도단 선수들. 제주 연고 실업팀인 마사회 유도단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4명을 배출했으며, 마사회는 경영 여건을 이유로 올해 말 팀 해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연고 실업팀인 한국마사회 유도단이 연말 해체 위기에 놓였다. 전기영·이원희·최민호·김재범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4명을 배출한 명문팀으로, 한국마사회 탁구단과 함께 경영 악화를 이유로 존폐 검토 대상에 올랐다.

11일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한국마사회 등에 따르면 마사회는 지난 8월6일 유도·탁구단 지도부에 올해 말까지 선수단 운영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

선수단 지도부는 사실상 해체 방침을 통보받았다는 입장이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마사회가 내년도 예산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만 선수단 해체가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한국마사회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두 팀의 해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쟁점은 30년 안팎의 역사를 가진 실업팀을 정리할 객관적인 근거와 선수·지도자 보호대책이 마련됐느냐다.

한국마사회 유도단은 국내 유도의 대표적인 실업팀으로 꼽힌다. 1996 애틀랜타올림픽 전기영, 2004 아테네올림픽 이원희, 2008 베이징올림픽 최민호, 2012 런던올림픽 김재범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4명을 배출했다.

현재는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재범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한국마사회 공식 선수단에도 김화수·김세헌·정범석·양지혁·김우군·김태윤·김재민·박준현·우정명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과천 한국마사회 전경. 마사회는 유도단과 함께 탁구단의 운영을 올해 말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해체가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과천 한국마사회 전경. 마사회는 유도단과 함께 탁구단의 운영을 올해 말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해체가 최종 확정된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유도단은 제주를 연고로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하며 제주 체육의 경기력에도 힘을 보태왔다. 오는 10월16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제107회 전국체육대회를 앞둔 시점에 해체 논란까지 불거졌다는 점에서 지역 체육계에도 파장이 예상된다.

아시안게임을 앞둔 선수들의 경기력과 진로 문제도 걸려 있다. 유도단 김재민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예정이며 김세헌도 국가대표 강화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해체 시점도 선수들에게는 민감하다. 선수단 측은 연말에 팀이 사라지면 다른 실업팀의 선수 구성이 상당 부분 끝난 뒤여서 이적 기회를 찾기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영입돼 2027년까지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도 있어 계약 보장과 고용 승계, 이적 지원 등을 둘러싼 대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마사회가 불과 최근까지 선수단의 공적 역할을 강조했다는 점도 논란의 한 축이다. 마사회는 '2024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유도단과 남녀 탁구단, 승마단을 운영하는 이유로 비인기 스포츠 종목 지원과 한국 체육의 균형 발전, 국제대회 출전을 통한 국위선양을 제시했다.

선수단이 경기 출전에 그치지 않고 유소년 대상 1대1 강습·멘토링과 지역 동호인 재능기부에도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탁구단 역시 한국 스포츠의 대표적인 실업팀 가운데 하나다. 여자탁구단은 1988 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현정화 감독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고 남자탁구단도 국내외 대회와 해외리그 등에 참가하며 선수를 육성해 왔다.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결산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 의원은 8일 국회에서 한국마사회 유도·탁구단 지도부를 만나 해체 논란과 선수들의 고용·계약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문 의원은 최근까지 신규 선수를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나섰던 기관이 몇 달 만에 해체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문대림 의원실 제공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2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결산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 의원은 8일 국회에서 한국마사회 유도·탁구단 지도부를 만나 해체 논란과 선수들의 고용·계약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문 의원은 최근까지 신규 선수를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나섰던 기관이 몇 달 만에 해체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진=문대림 의원실 제공

문대림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한국마사회 유도·탁구단 지도부를 만나 해체 논란과 선수들의 고용·계약 문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문 의원은 최근까지 신규 선수를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나섰던 기관이 몇 달 만에 해체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종목별 성과평가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두 선수단을 해체하면 실제로 얼마나 예산을 줄일 수 있는지,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와 지도자를 위한 대책이 마련됐는지를 국정감사에서 확인할 계획이다.

제주에서는 한국마사회 본사 유치전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맞물린다. 제주도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대비해 한국마사회를 핵심 유치기관으로 정하고 국내 경주마 생산과 제주경마공원·제주목장, 말산업 교육·연구 기반을 유치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본사 이전을 통해 기관 기능과 제주 말산업을 연결하자는 논의가 진행되는 한편 기존 제주 연고 스포츠단은 존폐 기로에 놓인 셈이다.

문 의원은 "공공기관 선수단은 비인기 종목의 생태계와 실업 스포츠 기반을 지켜온 공적 자산"이라며 "객관적인 성과평가와 선수·지도자 보호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해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유도단 #한국마사회 #금메달리스트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