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고 이시향 20억 기부 14년째 장학금으로… 210명 지원
2005년부터 발전기금 20억1000만원
2013년 이후 210명에 4억2000만원
올해 15명에 각 200만원 전달
장남 이상훈 대표, 부친 뜻 이어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출신 재일동포 사업가 고(故) 이시향 박사가 남긴 고향 사랑이 14년째 제주대학교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이어지고 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장학생 210명에게 지급된 금액만 4억2000만원에 달한다.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장남 이상훈 대표가 매년 제주를 찾아 부친의 뜻을 잇고 있다.
11일 제주대학교에 따르면 대학은 전날 산학협력관 4층 총장접견실에서 '제14회 고 이시향 박사 장학증서 수여식'을 열고 학생 15명에게 각 2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행사에는 양덕순 제주대학교 총장을 비롯해 고인의 장남인 이상훈 월드상사 주식회사 대표, 강문종 학생진로취업처장, 이상묵 경영혁신처장, 강동호 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올해 장학생에는 생명자원과학대학 생명공학부 동물생명공학전공 3학년 이예림 학생을 비롯해 15명이 선정됐다. 고인의 고향인 제주시 한경면 출신과 모교인 제주중앙고 출신 학생도 포함됐다.
고 이시향 박사 장학사업은 2005년 시작됐다.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인재를 키우겠다는 고인의 뜻에 따라 장학기금이 마련됐고 2013년부터 매년 제주대 학생 15명에게 2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올해까지 14차례에 걸쳐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210명이다. 누적 지급액은 4억2000만원이다.
장학사업의 바탕에는 고인의 대규모 발전기금 출연이 있다. 이 박사는 2005년부터 이시향 장학기금 등을 통해 대학에 모두 20억1000만원을 기부했다.
장학생 대표로 나선 사회과학대학 언론홍보학과 4학년 조은주 학생은 받은 지원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는 인재로 성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조 학생은 "장학금의 취지와 의미가 변하지 않도록 제주대를 알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겠다"며 "받은 도움을 기억하고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학금에는 재일제주인 1세대의 고향 기부 역사가 녹아 있다.
1937년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에서 태어난 이 박사는 제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 기반을 일궜다. 일본에서 월드상사와 다카라흥업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기업인으로 활동했다.
사업 성공 뒤에는 고향 제주와 재일동포 사회를 지원하는 데 힘을 쏟았다. 재일본관동제주도민협회장과 재일본대한민국민단 도쿄본부 의장·단장 등을 맡아 재일동포 사회의 결속과 한일 교류에도 참여했다.
고향에 대한 지원도 꾸준했다. 한경면사무소 건립 기금과 태풍 피해 성금, 김만덕 나눔 행사 등을 지원했고 제주대 후학 양성을 위해 거액의 발전기금을 출연했다.
재일제주인의 고향 지원은 제주 현대사의 한 축이기도 하다. 제주도에 따르면 재일제주인 1세대는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수도·전기·도로와 마을회관 건립, 감귤 묘목 지원 등 9533건에 452억6700만원을 제주에 지원했다.
이 박사의 장학사업도 재일제주인 사회의 고향 지원이 교육과 인재 양성으로 이어진 사례다.
이 박사는 2010년 제주대로부터 명예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일 친선과 재일동포 사회, 고향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과 체육훈장 거상장, 제주도문화상, 일본 적십자사 금색유공상 등을 받았다. 2017년 일본에서 별세했으며 유골은 고향 한경면 두모리에 안장됐다.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에는 장남 이상훈 대표가 장학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훈 대표는 재일본관동제주도민협회장을 지낸 뒤 현재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며 매년 장학금 수여 시기에 제주대를 찾고 있다.
이 대표는 부친이 생전에 제주대가 지역사회와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랐다며 장학사업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14년 동안 한 해도 끊기지 않은 장학금은 재일제주인 1세대의 고향 사랑을 다음 세대가 이어가는 연결고리로 자리 잡았다. 제주대 학생에게 지급되는 200만원의 장학금이 세대를 건너 이어지는 재일제주인 사회와 제주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