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료배달 뒤 점주 부담 커졌다…"수수료 아닌 총비용 규제해야"

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중개수수료·배달비·광고비 부담
총거래비용 상한 마련 필요성 제기
점주 "1만원 주문에 비용 6943원"
플랫폼업계 "수수료 부담 과장"

서치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오른쪽 첫번째)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배달앱 갑질 피해사례와 수수료상한제법 도입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서치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오른쪽 첫번째)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배달앱 갑질 피해사례와 수수료상한제법 도입 방향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동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배달앱의 무료배달 경쟁 이후 음식점주가 부담하는 비용이 오히려 늘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배달비 등을 포함한 전체 비용에 상한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입점업체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래조건을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플랫폼업계는 소상공인의 경영난을 배달앱 이용 비용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신중한 제도 도입을 주문했다.

입점업체, 배달앱 규제 목소리
11일 국회에서 열린 '배달앱 갑질 피해사례와 수수료상한제법 도입 방향 토론회'에서 서치원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배달료 산정 기준이 투명해야 한다는 건 당연한 이야기"라며 "겉으로는 배달비 무료지만 실제로는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무료배달 도입 이후 음식점주의 비용 부담이 오히려 커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플협 분석에 따르면 1만원짜리 주문 한 건을 기준으로 점주가 부담하는 비용은 무료배달 시행 전 6028원에서 시행 후 6943원으로 915원 증가했다. 주문금액의 69.4%에 해당하는 규모로 1만원어치를 판매해도 점주에게 남는 금액은 3057원이라는 계산이다.

이에 따라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배달비 등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전체 비용을 포괄하는 상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 변호사는 "현장에서는 총거래비용이 매출의 15% 수준이면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우선 상한제 틀을 마련한 뒤 구체적인 비율은 시행 과정에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수수료 부담과 별개로 플랫폼이 입점업체의 매출과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래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할 수 있는 구조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수수료 부과 기준을 비롯해 가게 노출 거리, 배달 가능 지역, 판매대금 정산, 광고료 환불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플랫폼에서는 거래조건을 변경한 뒤 일정 기간 점주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변경된 조건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은정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배달앱이 사실상 영업의 기반이 된 만큼 거래조건을 바꾸는 힘을 기업 내부의 운영 판단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수수료 인상이나 정산 조건 악화, 노출 범위 축소처럼 영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내용까지 반대 의사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동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는 엄격하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업계 "수수료 부담 과장"
반면 플랫폼업계는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배달앱 수수료만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외식업체의 경영비용에서 식재료비와 인건비, 임차료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전체적인 비용구조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소상공인 어려움의 원인을 수수료 등 배달앱 이용으로만 돌리는 데에는 신중해야 한다"며 "배달앱을 이용하는 외식업체는 전체의 약 30%, 배달매출 비중은 약 11%에 그친다"고 말했다.

권 실장에 따르면 식재료비·인건비·임차료가 외식업체 비용의 약 85%를 차지하는 반면 수수료 등 기타비용은 약 8% 수준이다. 그는 "배달앱 중개수수료는 면세점·백화점·대형마트 등 다른 유통업태의 판매수수료율보다 오히려 낮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공 배달앱 활성화 등을 통해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한편 제도 개선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손후근 중소벤처기업부 상생협력정책과장은 "공공 배달앱 활성화가 피해 사례를 개선할 근본 대책은 아닐 수 있지만 배달앱 상생협력 확산과 소상공인 부담 완화를 위해 제도 개선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플랫폼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관련 분쟁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온라인 플랫폼 관련 분쟁조정 접수 건수는 2022년 111건에서 △2023년 229건 △2024년 333건 △지난해 440건으로 증가했다. 3년 만에 약 4배로 늘어난 규모다.

[email protected]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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