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일제접종서 '위험지역 중심' 전환 첫해… 제주서 첫 럼피스킨
한우농장 2곳서 8일 첫 발생
도내 소 4만2500마리분 긴급 백신
올해 국가 백신예산 154억서 40억원
감염 개체 격리·28일 이후 정밀검사
위험지역 선정·접종 범위 점검 필요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전국의 모든 소에 백신을 놓던 럼피스킨 방역체계가 올해 고위험 지역 중심으로 바뀐 가운데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제주에서 처음 확진 농장이 나왔다. 제주도는 한우농장 2곳에서 감염이 확인되자 도내 전체 소를 대상으로 4만2500마리분의 백신을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제주지역 한우 사육농장 2곳에서 럼피스킨이 처음 발생했다.
제주도는 발생농장에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고 긴급 방제와 소독을 실시했다. 해당 농장에서 함께 사육 중인 소에 대한 긴급 백신접종도 마쳤다.
정밀검사에서 양성이 확인된 소는 농장 안에서 격리한다. 과거처럼 발생농장의 모든 소를 일괄 처분하는 방식과 달리 감염 개체를 격리한 뒤 방역 절차에 따라 가축 처분을 유예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격리 28일 이후부터 주기적으로 정밀검사를 실시해 음성이 확인되면 이동제한을 해제하는 방식이다.
방역 범위는 제주 전역으로 넓어졌다. 제주도는 지난 8일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도내 전체 소 사육농가에 대한 긴급 일제 백신접종을 결정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4만2500마리분의 백신을 10일 공급받아 오는 30일까지 접종을 끝낼 계획이다.
접종은 농가 자율접종을 원칙으로 하되 50마리 미만 소규모 농가에는 행정시 공수의사를 투입해 지원한다.
제주에서는 현재 700여 농가가 소 4만2000여마리를 사육하고 있어 긴급 확보한 백신은 사실상 도내 전체 소를 한 번에 접종할 수 있는 규모다.
이번 발생이 주목되는 이유는 국가 럼피스킨 방역전략이 전환된 첫해라는 점이다. 정부는 2023년 국내 첫 발생 이후 전국 소를 대상으로 일제 백신접종을 시행해 왔다. 이후 발생 양상과 위험도를 반영한 중장기 방역대책에 따라 올해부터 전국 일괄 접종에서 고위험 지역을 중심으로 백신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
관련 예산도 크게 줄었다. 럼피스킨 백신 예산은 지난해 154억원에서 올해 40억원으로 114억원, 74.0% 감소했다. 정부는 이를 발생 감소와 위험도 평가에 따라 사업량을 조정한 결과라고 설명해 왔다.
국내 럼피스킨은 2023년 10월 처음 확인된 뒤 그해 107건이 발생했다. 2024년에는 24건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발생하지 않았다. 올해 다시 발생이 이어지면서 9월 현재 19건으로 늘었다. 국내 누적 발생은 150건이다.
질병의 법적 관리 단계도 바뀌고 있다. 지난 3월 가축전염병 예방법 개정으로 럼피스킨은 제1종에서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조정됐다. 정부는 전면 살처분과 광범위한 이동통제 중심의 대응에서 감염 개체와 발생농장 관리, 예방접종과 매개곤충 방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방역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럼피스킨은 소만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이다. 고열과 피부결절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모기와 침파리 등 흡혈곤충이 주요 전파 매개체다.
제주도는 발생농장 주변에 소독차량과 농·축협 공동방제단을 투입해 소독과 매개곤충 방제를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발생농장 2곳 사이의 역학관계와 감염경로다. 주변 농장 검사에서 추가 양성이 나오는지, 4만2500마리분의 긴급 백신이 얼마나 빠르게 실제 접종으로 이어지는지도 확산 여부를 가를 변수다.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가축전염병 유입 경로 규명이 더욱 중요하다. 소와 축산차량, 사료·기자재 이동뿐 아니라 흡혈곤충을 통한 전파 가능성까지 역학조사에서 확인해야 한다.
김영준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럼피스킨이 제2종 가축전염병으로 전환된 만큼 농가 스스로의 방역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며 "매개곤충 방제와 출입차량·외부인 소독, 긴급 백신접종 등 농장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