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중 갈등 속 한국 공급망, 베트남 등 커넥터 국가로 빠르게 재편"
한은 이슈노트 '글로벌 경제연계 재편'
미 최종품 수출까지 중간경로 바뀌어
中 비중 줄고 베트남 등 亞 5개국 커져
[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에서 생산한 중간재가 거쳐가는 제3국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베트남 등 아세안 '커넥터 국가'로 빠르게 이전되고 있다. 미국 시장에 한국산 최종품이 수출되기까지 생산기지로서의 중간경유 비중이 중국은 하락하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 5개 국가는 2배 가까이 높아졌다.
한국은행이 13일 내놓은 보고서(BOK 이슈노트) '지정학적 분절 속 글로벌 경제연계는 어떻게 재편되고 있는가'에 따르면 반도체·자동차 등 한국 주력산업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미국 최종 수요로 이어지는 중요한 생산 경로로 베트남 등 '커넥터 국가'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커넥터 국가는 미국의 소비시장과 중국의 생산망을 연결하는 생산·조달 네트워크의 중간거점 국가를 뜻한다. 베트남·인도·멕시코 등이 대표적이다.
한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산업연관표(ICIO)를 분석(2016~2022년 기준)한 결과, 한국산 중간재가 제3국의 생산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이어지는 경로에서 베트남 등 아세안 5개국 경유 비중은 2016년 4.9%에서 2022년 8.3%로 높아졌다. 중국 경유 비중은 10.7%에서 6.8%로 낮아졌다.
특히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업종은 아세안 5개국 경유 비중이 2022년 18.6%로 중국 경유 비중(17.0%)을 넘어섰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직접 연결되는 경로 비중은 2016년 73.1%에서 2022년 72.4%로 큰 변화없이 유지되고 있다.
정선영 한은 아태경제팀장은 "커넥터 국가인 베트남의 생산망을 통해 한국의 수출 부가가치가 미국·중국의 최종수요와 연결되는 비중이 모두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베트남은 한국 경제에 있어 대체 불가능한 핵심 중간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한국의 대(對)베트남 수출에서 얻은 부가가치 중에 미국의 최종 수요 소비·투자와 연결된 비중은 2016년 11.1%에서 2022년 18.5%로 증가했다. 중국의 최종 수요와 연결된 비중도 7.3%에서 13.9%로 높아졌다.
반도체 등 컴퓨터·전자·광학기기 업종에서는 중간거점 베트남을 통해 미국으로 연결되는 비중이 12.8%에서 21.0%, 중국으로 연결되는 비중이 11.2%에서 19.4%로 모두 크게 높아졌다.
한은은 미·중 갈등 등 최근의 지정학적 분절과 충격에도 기존에 형성된 글로벌 공급망 경로가 지속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생산·수출 경로의 선택지를 넓혀준다는 점에서 한국 공급망의 회복력을 높이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정 팀장은 "미국이 원산지 규정이나 우회수출 조사 등 공급망 관련 규제를 강화하면 한국 기업과 국내 중간재 수요에도 여파가 미친다"며 "커넥터 국가를 통한 완충 기능을 활용하는 동시에, 특정 경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은이 이번에 기준치로 삼은 산업데이터는 중동 전쟁 등이 발발하기 이전인 2022년까지의 통계여서 분석의 한계는 있다.
[email protected] 정상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