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美 9·11 25주년, 유독 먼지 '2차 희생자' 첫 공식 추모…은폐 논란도 도마에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President Donald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attend a ceremony to commemorate the 25th anniversary of the 9/11 attacks at the Pentagon, Friday, Sept. 11, 2026, in Washington. (AP Photo/Manuel Balce Ceneta) /사진=연합 지면외신화상
President Donald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attend a ceremony to commemorate the 25th anniversary of the 9/11 attacks at the Pentagon, Friday, Sept. 11, 2026, in Washington. (AP Photo/Manuel Balce Ceneta) /사진=연합 지면외신화상

미국 역사상 최악의 비극인 9·11 테러 25주년을 맞아 11일(현지시간) 뉴욕 그라운드 제로와 워싱턴DC 국방부(펜타곤),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 등지에서 일제히 추모식이 거행됐다. 3000여 명에 달하는 희생자의 이름을 호명하며 시작된 올해 행사에서는 참사 현장의 '유독성 분진'으로 숨진 2차 희생자를 기리는 순서가 신설되고, 과거 시 지도부의 위험 은폐 정황이 폭로되는 등 25년이 흐른 지금도 아물지 않은 상흔이 여실히 드러났다.

■ 참사 당일 사망자 넘어선 '2차 질환 사망자'… 7번째 묵념 신설

Erika Olson, Deputy Chief of Mission, participates in a moment of silence during a commemoration of the 25th anniversary the Sept. 11, 2001, attacks, Friday, Sept. 11, 2026, at the U.S. Embassy in Ottawa, Ontario. (Justin Tang/The Canadian Press via AP) /뉴시스/AP /사진=뉴시스 외신화상
Erika Olson, Deputy Chief of Mission, participates in a moment of silence during a commemoration of the 25th anniversary the Sept. 11, 2001, attacks, Friday, Sept. 11, 2026, at the U.S. Embassy in Ottawa, Ontario. (Justin Tang/The Canadian Press via AP) /뉴시스/AP /사진=뉴시스 외신화상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뉴욕 추모식은 25년 전 첫 납치 민항기인 아메리칸항공 11편이 세계무역센터(WTC) 북쪽 타워를 들이받은 시각인 오전 8시 46분 묵념과 함께 시작됐다. 이어 유가족들이 차례로 단상에 올라 희생자들의 이름을 부르는 엄숙한 의식이 진행됐다.

특히 올해는 항공기 충돌과 건물이 붕괴한 시점에 맞춘 기존 6차례의 묵념 외에, 행사 말미에 '일곱 번째 묵념'이 새롭게 추가됐다. 테러 직후 현장에서 발생한 유독성 먼지를 흡입해 암 등 각종 중증 질환으로 지난 25년간 숨진 구조대원과 주민, 복구 작업자들을 기리기 위해서다.

NYT는 9·11 관련 질병으로 숨진 사망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해 이미 9·11 테러 당일의 희생자 수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9·11 메모리얼&뮤지엄 이사장은 "수만 명의 응급 구조대원, 건설 노동자, 자원봉사자, 생존자들이 병을 얻었고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 17만 쪽 문건 폭로…"공기 위험 알고도 거짓말"·사우디 책임론 분출

(L/R) Former US President George W. Bush speaks with New York City Mayor Zohran Mamdani during the 25th anniversary commemoration of the September 11, 2001 attacks at the 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in New York on September 11, 2026. (Photo by ANGELA WEISS / AFP) /사진=연합 지면외신화상
(L/R) Former US President George W. Bush speaks with New York City Mayor Zohran Mamdani during the 25th anniversary commemoration of the September 11, 2001 attacks at the National September 11 Memorial in New York on September 11, 2026. (Photo by ANGELA WEISS / AFP) /사진=연합 지면외신화상

이번 25주년은 당시 시 당국의 위험 은폐 정황이 드러나면서 더욱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은 추모식을 앞두고 참사 당시 시 당국이 파악하고 있던 대기 질 관련 기록 등이 담긴 17만 쪽에 달하는 방대한 문건을 전격 공개했다. 맘다니 시장은 "시민들은 자신들이 신뢰하던 지도자들이 유독한 공기를 마셔도 안전하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병을 얻었다"고 비판했다.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맨해튼 남부의 금융·경제 기능을 조속히 정상화하기 위해 당시 지도부가 잔류 유해 물질의 위험성을 축소·은폐했다는 지적이다.

유가족 단체 '9·11 패밀리스 유나이티드'의 전국 의장인 테리 스트라다 씨는 그라운드 제로 연단에서 미국 정부가 테러 배후 의혹을 받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끝내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스트라다 씨는 "25년이 흘렀지만 사우디가 남편의 살해에 가담한 역할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정의를 찾지 못했다"며 "이는 오늘 우리 앞의 지도자들을 포함해 끊임없는 배신이었다"고 규탄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 전직 대통령 4명 한자리에… 무슬림 시장 참석 두고 반대 청원도

Former President Bill Clinton, former First Lady Michelle Obama and former President Barack Obama listen to speakers at the memorial on the 25th anniversary of the September 11, 2001, terrorist attacks, Friday, Sept. 11, 2026, in New York. (AP Photo/Pamela Smith) /사진=연합 지면외신화상
Former President Bill Clinton, former First Lady Michelle Obama and former President Barack Obama listen to speakers at the memorial on the 25th anniversary of the September 11, 2001, terrorist attacks, Friday, Sept. 11, 2026, in New York. (AP Photo/Pamela Smith) /사진=연합 지면외신화상

이날 뉴욕 그라운드 제로에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조 바이든 등 생존해 있는 전직 미국 대통령 4명이 모두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

뉴욕시 최초의 무슬림 시장인 맘다니 시장의 참석을 두고는 적잖은 진통이 있었다. 앞서 희생자 유가족을 포함한 수천 명의 시민들이 그의 추모식 불참을 촉구하는 청원에 서명했고, 9·11 당시 뉴욕시장이었던 루돌프 줄리아니와 우파 활동가들 역시 그의 참석에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맘다니 시장은 이날 식전에 줄리아니 전 시장과 악수를 나누며 예정대로 행사에 참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뉴욕 대신 워싱턴 국방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헌화하고 연설을 진행했다. 뉴욕 행사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했다.

한편 펜타곤 행사에 참석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연설을 통해 "우리가 해협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 싸움을 끝낼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이란과의 군사 작전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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