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도로 또 파는 공사 줄인다… 제주, 전기·가스·통신 굴착 사전 조정
상하수도까지 기관별 사업 일정 조율
중복 굴착 따른 예산 낭비·교통체증 차단
지하매설물 안전·출퇴근 공사도 함께 심의
실제 조정 사업·절감액 공개는 과제로
【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에서 상·하수도와 가스, 통신, 전력 공사가 기관별로 따로 진행되면서 같은 도로를 반복해서 파는 일을 줄이기 위해 굴착 일정을 사전에 맞춘다. 한 번 복구한 도로를 다른 공사 때문에 다시 파헤치는 비효율과 교통 불편을 공사계획 단계부터 줄이겠다는 취지다.
13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는 지난 10일 '2026년 3분기 도로관리심의회'를 열어 주요 도로 굴착·점용 사업계획을 심의했다.
핵심은 기관별 공사 시기의 사전 조정이다. 도로 아래에는 상·하수도 관로와 도시가스 배관, 통신선, 전력시설 등 여러 기관이 관리하는 시설물이 함께 묻혀 있다. 각 기관이 사업 일정에 맞춰 따로 도로를 파면 같은 구간에서 굴착과 포장이 반복될 수 있다.
제주도는 유관기관과 공공사업 주체가 신청한 굴착·점용 사업을 한꺼번에 검토해 공사 시기를 조정하기로 했다. 같은 구간에서 예정된 공사를 최대한 연계해 반복 굴착을 줄이고 복구에 드는 비용과 차량·보행자 불편을 줄이는 방식이다.
도로관리심의회는 제주만 운영하는 별도 제도가 아니다. 현행 도로법 시행령에 따라 도로관리청에 두는 법정 심의기구다.
도로 굴착을 수반하는 사업계획의 수립·조정을 비롯해 도로점용 사업계획과 교통소통 대책, 주요 지하매설물 안전대책, 굴착에 따른 도로시설 안전대책 등을 심의·조정한다.
법령에는 도로의 중복 굴착을 막기 위해 사업 시기를 조정하는 '중복굴착소심의회'를 둘 수 있는 근거도 마련돼 있다. 같은 도로를 여러 기관이 시차를 두고 반복해서 파는 문제를 허가·계획 단계에서 줄이도록 한 장치다.
제주도는 공사 과정의 안전과 교통대책도 함께 살핀다. 공사 구간에는 안전시설물을 갖추고 출퇴근 시간대 굴착공사를 가급적 피하도록 할 방침이다. 차량과 보행자 불편을 줄이기 위한 우회도로 안내도 병행한다.
굴착이 끝났다고 관리가 끝나는 것도 아니다. 굴착 구간을 충분히 다졌는지와 포장이 제대로 복구됐는지를 확인해 공사 후 도로가 내려앉거나 포장이 파손되는 문제를 예방하기로 했다. 지하 관로 공사 뒤 다짐이 충분하지 않으면 차량 통행 과정에서 노면 침하나 균열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이번 심의에서 제주도가 제시한 방향은 '공사 횟수를 줄이는 것'과 '굴착 한 번의 안전성을 높이는 것'으로 압축된다. 기관 간 일정을 먼저 맞추고 공사 중에는 지하매설물과 교통 안전을 살핀 뒤 복구 상태까지 확인하는 구조다.
현주현 제주도 도시건설국장은 "도로 굴착 공사로 인한 도민 불편을 줄이고 안전하고 쾌적한 도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조 체계를 더욱 다지겠다"며 "심의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안전하게 추진되도록 현장 감독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정용복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