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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이어 홍해도 막히나… 새로운 화약고 부상한 바브엘만데브 해협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후티, 사우디 원유 수출길 빠르게 장악
亞·유럽 잇는 에너지 공급망에 치명타

세계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주목하는 사이에 예멘과 지부티 사이에 위치해 홍해로 연결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새로운 화약고로 부상하고 있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홍해의 전략적 항구 도시인 예멘 모카를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예멘 친정부 무장세력으로부터 빼앗았으며 이어 11일에는 바브엘만데브 인근의 도시 두바브와 예멘 정부군이 철수한 전략 요충지인 페림(마윤)섬도 차지했다. 또 모카에서 북서쪽으로 80km 떨어진 홍해의 주가르섬도 장악하면서 바브엘만데브 해협 지역을 사실상 장악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후티 반군은 지난 7월부터 해상 봉쇄를 선언하고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공항과 석유 시설, 홍해의 유조선들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하면서 지난 2022년 체결된 휴전을 사실상 파기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정통성이 있는 정부라며 예멘의 석유 자원 확보에도 나섰다.

홍해가 호르무즈 해협을 대체할 수 있는 원유와 화물 수송 수로로 떠오르고 있는 중에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막힐 경우 세계 석유 공급 차질을 일으켜 세계 경제에 타격을 줄 위험이 있다. 후티 반군의 공격 소식에 지난 11일 국제유가는 바로 반응하며 한때 배럴당 108달러를 넘기도 했다. 이 해협은 하루에 원유 수백만 배럴을 포함해 세계 해상 무역의 약 10~12%가 통과하는 곳으로 수에즈 운하와 함께 홍해 출입구 역할을 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의 대안으로 동서를 연결하는 송유관으로 홍해로 원유를 보내 수출해왔으나 지난 10일 이 시설들은 후티 반군의 공습을 받으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사우디는 다른 걸프만 국가들과 달리 홍해를 통해 원유를 수출하는 잇점을 가졌으나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주요 요지들을 점령하면서 이것 마저 불확실해졌다. 특히 이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시아로 수송하는 원유들이 통과하는 곳으로 지역의 긴장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지중해를 거치면서 시간이 더 걸리고 운송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마저 봉쇄되는 것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심각한 리스크를 줄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특히 수입하는 원유의 30%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한국의 정유산업이 취약하다며 비상 대책 수립을 요구했다.

12년전 에멘 정부를 수도 사나에서 몰아낸 후티 반군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해 장악하고 있는 예멘 지역의 공무원 급여 지급과 유전 수익 배분 등 경제적 대가를 요구하고 있다.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이 신형 드론을 동원해 반격에 나서면서 양측 간 전면전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

지난 8월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 튀르키예는 상호 방위 협정인 '메카 공동 방위 협정(MJDA)'을 체결했다. 지난주 파키스탄 국방장관 카와자 아시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공격을 받거나 예멘 분쟁이 확산될 경우 협정이 가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키스탄은 이란에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개입할 것을 요구했다. 전문가들은 외교가 실패하고 후티 반군의 사우디아라비아나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위협이 계속 이어진다면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이 공군을 지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말 뉴욕타임스(NYT)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후티 반군과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란 전쟁에 이어 중동에 새로운 전선이 생길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사우디 정부 관리는 NYT에 평화를 원하지만 후티의 공격이 계속되면 예멘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공습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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