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만의 올림픽 꿈 잇는다… 男 배구, 아시아선수권 3위로 월드컵 직행
임동혁 부상 이탈 위기 지워버린 허수봉의 28점 원맨쇼
5세트 15-9 완승… 풀세트 혈투 끝에 호주 3-2 제압
9년 만의 3위 쾌거, 2027 월드컵 티켓 확보로 LA 올림픽 도전권 사수
[파이낸셜뉴스] 한국 남자 배구대표팀이 경기 중 주포 부상이라는 치명적인 악재를 딛고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호주를 풀세트 접전 끝에 제압하며 9년 만에 아시아선수권대회 3위에 올랐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세계랭킹 24위)은 13일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 시립체육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선수권대회 3·4위 결정전에서 호주(38위)와 풀세트 혈투를 벌인 끝에 세트 점수 3-2(16-25 25-18 22-25 25-18 15-9)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상위 1∼3위 팀에 주어지는 2027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배구 월드컵(구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출전권을 확보했다. 한국 배구가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 이내에 진입한 것은 2017년 대회(3위) 이후 9년 만이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끊겼던 올림픽 본선 무대를 향한 도전권(2028 LA 올림픽)도 이어가게 됐다.
출발은 불안했다. 1세트에서 호주의 높은 블로킹 벽에 막혀 5차례 가로막기를 헌납하며 16-25로 무너졌다. 전열을 정비한 한국은 2세트에서 허수봉(현대캐피탈)과 임동혁(대한항공) 쌍포가 나란히 10점을 합작하며 25-18로 균형을 맞췄으나, 접전이 이어진 3세트 후반 연속 실점으로 세트를 내주며 다시 위기에 몰렸다.
승부의 분수령은 4세트였다. 13-14로 뒤진 상황에서 공격을 이끌던 임동혁이 급격한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코트를 빠져나갔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에이스 허수봉이 폭발했다. 허수봉은 14-14에서 천금 같은 오픈 강타를 꽂아 넣은 뒤, 18-15에서 3연속 득점을 책임지며 단숨에 경기 흐름을 한국 쪽으로 돌려세웠다.
기세를 탄 한국은 5세트를 완벽하게 지배했다. 2-1에서 허수봉과 임성진(국군체육부대), 임재영(대한항공)의 연속 득점이 터지며 5-1로 달아났다. 이어 미들블로커 이상현(국군체육부대)이 호주의 허를 찌르는 번개 같은 속공으로 연속 득점을 올려 7-4 리드를 잡았고, 박창성(OK저축은행)의 높이까지 살아나며 15-9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허수봉은 양 팀 최다인 28득점을 폭격하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임성진도 15점으로 힘을 보탰고, 이상현(8점)과 박창성(9점)이 중앙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대회 개인 시상에서도 한국은 겹경사를 맞았다. 허수봉은 대회 총 113점으로 득점 1위와 서브 득점(10개) 공동 2위에 올랐고, 리베로 박경민(현대캐피탈)은 디그 1위(49개)를 기록하며 대회 베스트 리베로상을 수상했다.
9년 만에 아시아 3위를 탈환하며 완벽한 반등에 성공한 대표팀은 귀국 후 짧은 정비를 거친 뒤 오는 24일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전지인 나고야로 출국한다.
[email protected] 전상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