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대법 무죄율 66%' 공수처, 기소 전 검증으로 수사력 논란 넘을까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법 확정판결 3건 중 2건 무죄…수사·공소유지 역량 도마
공소검사 수사 초기부터 참여하는 '기소 전 스크리닝' 검토
내년 수사관 17명 임기 연장 심사…중수청 출범도 변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현판. 뉴스1

[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초기부터 공소 담당 검사를 참여시키는 '기소 전 검증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공수처가 재판에 넘긴 사건 가운데,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3건 중 2건이 무죄로 확정되는 등 수사·공소유지 역량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자 기소 전 단계에서 증거와 법리를 한 차례 더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오동운 공수처장은 일본 검찰의 '총괄심사검찰관' 제도를 참고한 기소 전 검증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공소 담당 검사가 주요 사건의 수사 단계에 조기 참여해 증거 보완을 요구하고 수사팀과 조율하는 절차를 제도화하거나, 공소심의위원회 등 기존 심의 절차와 연계해 '기소 전 스크리닝'을 정례화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공수처는 지난 6월 말 차장을 단장으로 한 출장단을 일본 도쿄지방검찰청과 최고재판소에 보내 관련 제도를 살펴봤다. 일본에서는 대규모·복잡 사건을 수사할 때 공판부 소속 검사가 수사 초기부터 참여해 수사팀과 다른 시각에서 증거관계를 검토하고, 사건이 기소되면 직접 공판을 담당하는 방식이 운용 중이다.

오 처장은 이를 일종의 '레드팀'이라고 설명했다. 수사팀과 다른 관점에서 증거의 취약점과 향후 법정에서 제기될 반론을 미리 살펴 기소 이후 무죄 가능성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법조계는 공수처가 이 같은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출범 이후 지속된 수사력 논란이 자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 달 공수처로부터 제출 받은 '주요 업무 현황'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2021년 출범 이후 지난달까지 총 7건을 직접 기소했다. 이 가운데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온 사건은 3건으로, 2건은 무죄가 확정됐고 나머지 1건은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바 있다. 확정판결이 나온 사건만 놓고 보면 무죄 비율이 약 66%에 달하는 실정이다.

이에 공수처가 수사 단계부터 공판의 시각을 반영해 증거와 법리를 검증하는 것은 수사와 공소유지 사이의 간극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다만, 공판 관점의 사전 검토와 수사 자체의 역량 강화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법조계 의견도 나온다.

반부패수사 검사 출신 변호사는 "그간 수사기관에서 수사와 공판 준비 과정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라며 "물론, 공수처가 공판 검사를 수사 과정에 참여시켜 역량의 간극을 줄인다지만, 내부적으로 간극을 줄이는 필터링을 다방면으로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수처의 인력 구조도 문제로 거론된다.

공수처법상 수사관의 임기는 6년으로 연임할 수 있지만 연임 과정에서 심사를 거쳐야 한다. 공수처 출범 당시 채용된 이른바 '1기 수사관'들의 임기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끝나는 가운데, 내년에만 17명이 임기 연장 심사 대상에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기준 공수처 수사관 현원 37명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이밖에 내달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도 공수처의 인력 운용에 새로운 변수다.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다음 달 중수청 출범으로 수사기관 체계가 재편되면 공수처 역시 고위공직자 범죄 전문 수사기관으로서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공수처가 '기소 전 스크리닝'을 비롯한 제도 개선과 인력 구조 개편을 통해 출범 이후 이어진 수사력 논란을 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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