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면봉으로 후비지 마세요"...배꼽 속 검은 덩어리 억지로 떼면 안 되는 이유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샤워 중 배꼽 안쪽에서 쌀알만 한 단단하고 검은 덩어리가 만져지면 흔히 '오래 묵은 때'로 여겨 손톱이나 핀셋으로 무리하게 파내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노폐물이 아니라 피지와 각질이 굳어 돌처럼 변한 의학적 질환, 즉 '배꼽결석'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일반적인 배꼽 때는 피지와 땀, 먼지 등이 일시적으로 뭉친 부드러운 찌꺼기를 가리킨다. 반면 배꼽결석은 피부 단백질인 케라틴을 포함한 각질과 피지가 좁고 깊은 틈새에 장기간 축적·압축되면서 돌처럼 단단해진 덩어리다. 겉면이 검거나 짙은 갈색을 띠는 이유는 지질과 멜라닌 색소가 공기 중과 접촉해 산화되기 때문이다. 씻어도 쉽게 떨어지지 않으며, 강하게 밀착돼 있어 억지로 떼어내려 하면 출혈을 유발한다.
국제학술지 문헌검토에 따르면 환자의 약 59%는 통증 등 자각 증상이 없어 수년간 결석의 존재조차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주로 배꼽 내부가 깊고 좁은 체형, 복부 비만으로 인해 피부 주름이 깊어진 경우, 털이 많거나 위생 관리가 취약한 환경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문제는 이를 집에서 억지로 파내려 할 때 발생한다. 배꼽 안쪽 피부는 매우 얇고 예민해 날카로운 도구나 손톱으로 자극할 경우 미세 상처를 통해 세균이 침투하기 쉽다. 이로 인해 주변 피부가 붓고 곪는 농양이나 피하 조직으로 염증이 번지는 봉와직염(연조직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통상 배꼽 아래는 단단한 근막이 복막을 막고 있어 단순 상처로 복막염이 발생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배꼽과 복강이 연결된 누공성 통로가 남아 있는 드문 사례에서는 결석으로 인한 염증이 복막염으로 이어진 보고도 학계에 존재한다.
다만 배꼽에 만져지는 단단한 검은 덩어리가 모두 결석인 것은 아니다. 악성 흑색종 같은 피부암이거나, 위·췌장·난소 등 복강 내 장기 암세포가 배꼽으로 전이돼 덩어리를 형성하는 결절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에 맞춰 배꼽 부위에 통증이나 출혈이 반복된다면 배꼽 자궁내막증을 의심해야 한다.
평소 예방을 위해서는 샤워 시 배꼽 주변을 자극 없이 부드럽게 씻어내고, 씻은 뒤 수분이 남지 않도록 완전히 건조하는 습관이 핵심이다.
만약 배꼽 속 결석이 의심된다면 무리하게 파내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의료기관에서는 바셀린, 글리세린, 오일 등으로 굳은 덩어리를 충분히 연화한 뒤 상처 없이 안전하게 기구로 제거한다.
특히 덩어리가 깊숙이 박혀 움직이지 않거나 주변이 빨갛게 붓고 통증이 동반될 때,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나 고름·출혈이 지속될 때는 지체 없이 피부과나 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