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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0원 떨어지면 수백억 개선"...외인 4조 원 쓸어 담은 '이 종목'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두 달여 만에 200원 넘게 급락하며 가파른 원화 강세를 보이자, 증권가와 투자자들의 시선이 '환율 하락 수혜주'로 쏠리고 있다. 유류비와 원자재 수입 부담을 덜어낸 항공과 내수 중심 음식료, 외화환산이익과 자본비율이 개선되는 은행 업종이 대표적인 반사이익 섹터로 꼽힌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초 1555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30~1340원대로 내려앉으며 약 13% 급락했다. 이는 반도체를 필두로 한 국내 주요 수출 대기업들이 벌어들인 대규모 달러화를 원화로 환전하면서 달러 공급 우위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7~8월 두 달간 환율 하락률(11.67%)은 1990년 3월 시장평균환율제도 도입 이래 역대 4번째로 가파른 수준이다.

항공업계, 비용 절감·여행 수요 회복 '겹호재'…외인, 대한항공 집중 매수

환율 하락 국면에서 가장 뚜렷한 수혜를 입는 곳은 항공업이다. 항공사는 유류비, 항공기 리스료, 외화부채 이자 등을 주로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오를수록 비용이 직관적으로 감소한다. 환전 부담이 줄어든 내국인의 해외여행(아웃바운드) 수요 증대와 수출 물동량 확대 역시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다.

최근 주가 조정 속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표 항공주인 대한항공을 집중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8~11일 4거래일간 대한항공을 국내 전 종목 중 가장 많은 4조 3598억원어치 사들였다.

증권가 분석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대한항공의 외화자산 및 부채 평가손익은 약 560억원 개선된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작업 완료 기대감, 화물 성수기 모멘텀, 1배 미만(0.98배)에 머물고 있는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이 맞물려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원자재 의존도 높은 내수 식품·자본비율 오르는 은행주도 주목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음식료 업종 역시 원화 강세의 대표적 수혜 분야다. 다만 K-푸드 열풍으로 해외 수출 비중이 커진 라면·제과 업체(삼양식품 80%, 오리온 65% 등)는 환율 하락 시 해외 매출의 원화 환산액이 줄어드는 상쇄 효과가 발생한다.

이에 따라 해외 비중이 20%대로 낮고 내수 비중이 큰 기업의 환율 수혜가 부각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롯데웰푸드를 최선호주로 꼽으며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약 25억원 개선될 것으로 추산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주가 외화환산이익 증대와 자본건전성 개선 효과를 동시에 누린다. 환율이 하락하면 은행이 보유한 위험가중자산(RWA)이 감소해 주주환원의 핵심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상승한다. 신한투자증권은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3분기 환율 하락으로 약 1500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하며, 확충된 자본력을 토대로 4분기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환원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매출 비중 높은 수출주 '희비'…단순 환율 공식 넘어 기업별 펀더멘털 살펴야

반면 달러 결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조선 등 전통적인 수출 업종은 원화 환산 매출이 줄어들 수 있어 단기적인 실적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기아처럼 해외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기업이나, 대규모 환헤지(위험 분산)를 취한 삼성중공업 등은 과거에 비해 환율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반도체 업종 역시 달러 약세가 단기 실적에 부정적일 수 있으나, AI 수요 급증과 HBM(고대역폭메모리) 가격 상승 등 본업의 구조적 성장성이 환율 변수를 압도하면서 견조한 주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환율의 방향성 자체는 전통 수혜주에 긍정적이지만, 기업별로 수출 비중과 환헤지 전략, 자연헤지 구조가 상이하다"며 "단순히 '환율이 떨어지면 오른다'는 과거 공식에 의존하기보다 실질적인 원가 구조 개선과 이익 방어력을 갖춘 개별 종목 중심으로 선별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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