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PBV 체급 올렸다… 'PV7' 유럽 상용차 심장부 등판
獨 상용차 박람회서 세계 첫 공개 현지시장 주력 미드사이즈 공략 내년 하반기 국내·유럽 출시 이어 2029년 PV9까지 라인업 확장
【파이낸셜뉴스 하노버(독일)=김동찬 기자】14일(현지시간) 독일 하노버에 마련된 세계 최대 상용차 박람회 전시장. 오전 10시 50분이 되자 13번 홀에 위치한 기아 부스 무대 앞으로 각국 취재진 300여명이 몰려들었다. 조명이 밝아지고 가림막이 걷히자 각진 차체의 대형 밴이 모습을 드러냈다. 셔터 소리가 쏟아지는 가운데 송호성 기아 사장은 무대에서 "PV7이 기아의 PBV 사업을 획기적으로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가 이날 개막한 'IAA 트랜스포테이션 2026'에서 두 번째 목적기반차량(PBV) '더 기아 PV7'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첫 모델 PV5로 유럽 전기 밴 시장에 발을 들였다면, PV7로는 유럽 경상용차(LCV) 시장의 주력 체급을 정조준했다. 유럽 상용차 시장에 던지는 실질적인 출사표다.
부스 규모로도 이날의 주인공은 기아였다. 스텔란티스 프로 원과 포드 프로, 르노, 메르세데스-벤츠 밴, 토요타가 나란히 전시관을 차린 이 홀에서 기아는 1531㎡(약 464평)로 르노(1200㎡)와 스텔란티스 프로 원(1000㎡)보다 넓은 자리를 잡았다.
■PV7로 미드사이즈 밴 시장 공략
기아가 겨냥한 곳은 유럽 밴 시장의 중심이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포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럽 미드사이즈 전기 밴(eMVAN) 시장은 5만7804대로 전년 동기 대비 9.2% 성장했다. 이는 같은 기간 C세그먼트 전기 밴(eCVAN) 시장(4만4810대) 수요를 웃도는 수치다. PV5가 C세그먼트에서 점유율 1위에 올랐지만, 정작 더 큰 수요는 다른 곳에 몰려 있었던 셈이다.
이에 기아는 중형 PBV인 PV5보다 체급을 키운 PV7을 등판시켰다. PV7은 자체 PBV 라인업에서는 대형에 속하지만, 유럽 경상용차 시장 기준으로는 주력인 미드사이즈 밴으로 분류된다. PV7은 전장 5350㎜, 전폭 2030㎜(아웃사이드 미러 제외), 전고 1990㎜, 축거 3500㎜의 차체를 갖췄다. 유럽 기준 L2(롱 휠베이스) PV5보다 전장은 655㎜, 축거는 505㎜ 길어졌다. 전폭과 전고도 각각 135㎜, 67㎜ 늘었다.
커진 차체만큼 적재 성능에서도 체급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난다. PV7 카고는 VDA 기준 롱 모델 6.1㎥, 하이루프 모델은 최대 8.0㎥의 적재 용량을 확보해 1200×800㎜ 규격의 유로팔레트를 3개까지 실을 수 있다. PV5 카고(2개)보다 적재량이 한 개 더 늘었다. 최대 적재중량은 1200㎏이며, 적재고는 동급 최고 수준인 550㎜다.
■2027년 생산…PV9까지 라인업 확장
외장은 원박스 실루엣에 기아의 디자인 철학 '오퍼짓 유나이티드'를 반영했다.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 부사장은 "PV5가 변화하는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오픈 박스' 플랫폼이라면 PV7은 더 목적 지향적인 '툴박스' 방식"이라며 "물류든 서비스 업무든 운송이든, PV7은 차량이라기보다 믿을 수 있는 업무 파트너처럼 설계됐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출시 일정도 공개됐다. PV7은 2027년 6월 생산에 들어가며 주문은 같은해 4월부터 받는다. 이어 2028년까지 23종의 파생 모델을 갖추고, 2029년 PV9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아는 유럽 27개국 120만개 이상의 충전 포인트를 지원하는 '기아 차지'와 7년 차량·8년 배터리 보증으로 총소유비용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이날 송 사장은 프레스 컨퍼런스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하노버는 상용 LCV의 전통적인 시장이고, 하노버 모터쇼가 상용 신차를 론칭하는 주요 모터쇼인 만큼 PV7을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장소로 하노버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PV7이 속한 시장은 LCV 시장의 메인 세그먼트이자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며 "PV5를 통해 많은 경험을 쌓고 노하우도 배운 뒤 메인 시장에 들어온 것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