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부부 맞아? 집 보는 비용 내라"...'가짜 실수요자' 골머리에 번진 '임장비 2만 원' 논란
[파이낸셜뉴스] 부동산 스터디 과제를 목적으로 집을 둘러보는 이른바 '임장 크루'가 급증하면서 공인중개업계가 매물 안내 비용인 '임장비' 도입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가 현행법 위반이라며 즉각 제동을 걸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 압구정·여의도·성수·목동 등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매수 의사 없이 집을 둘러보는 비매수 관람객이 급증했다. 온라인 재테크 강의나 오픈채팅방의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실수요자 행세'를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일선 현장에서는 '임장족 감별법'까지 공유될 정도로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 성동구 옥수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부부라고 소개했지만 대화 분위기가 전혀 달라 의심스러웠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임장족에게 주말 골든타임 예약을 뺏겨 정작 집을 계약해야 할 실수요자가 매물을 보지 못하는 일까지 벌어진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한국공인중개사협회(한공협)는 매물 설명과 현장 안내에 드는 시간·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임장 기본보수제' 도입 필요성을 공론화했다. 방문 1회당 1만~2만 원 안팎의 임장비를 먼저 받은 뒤, 최종 계약이 성사되면 중개보수에서 해당 금액을 차감해 주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의 여론은 싸늘하다. 계약 성사 여부와 상관없이 매물을 둘러보는 단계부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 실수요자에게 부당한 전가가 된다는 지적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집만 봐도 돈을 내야 하느냐", "직거래 플랫폼으로 돌아서겠다"는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 역시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국토교통부는 공인중개사와 고객이 현장 방문 비용을 따로 약정하더라도 법정 보수 외 금품을 수수하는 것은 현행법 위반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인중개사법 제33조에 따르면 법정 중개보수나 실비를 초과해 어떠한 명목으로도 금품을 받을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자격정지·등록취소 등 행정처분은 물론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갈등의 근본 원인으로 거래 성사 시에만 보수를 청구할 수 있는 '성공보수' 중심의 기형적 비용 구조를 꼽는다. 중개사의 권리분석, 현장 안내 등 전문 노무 행위에 대한 합리적 대가 산정 방식이 부재하다는 것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유료 강의 플랫폼의 무분별한 현장 과제 수행으로 인한 민폐 행위를 근절할 에티켓 가이드라인이 우선 필요하다"며 "중개업계가 별도 수수료를 인정받으려면 단순 매물 안내와 차별화되는 전문 서비스의 범위와 법적 근거부터 선행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