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트럼프 "AI가 인류 파괴? 사기"…규제론에 "중국만 웃는다"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트럼프 "AI 규제는 병든 음모…황금알 낳는 거위 죽이지 말라"
밴스도 기업들의 규제 요구에 "트로이 목마" 경계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업계에서 확산하고 있는 개발 속도 조절과 규제 강화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했다. AI가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는 주장을 '사기'로 규정하고, 미국이 AI 개발에 브레이크를 걸 경우 중국만 이득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앤트로픽과 오픈AI 등 AI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잇따라 위험성을 경고하는 가운데 백악관은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을 앞세워 속도전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AI에 필요한 유일한 통제 또는 '가드레일'은 강하고 똑똑한(높은 IQ의) 대통령이며 미국에는 그런 대통령이 차고 넘칠 정도로 있다"고 밝혔다. 그는 AI와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규제 움직임을 '병든 음모'라고 표현하며 "이 때문에 기뻐하는 곳은 중국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AI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한다"며 미국이 중국과 다른 국가들을 앞서고 있고 앞으로도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AI 업계 내부에서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온 데 대한 반박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 약 3800단어 분량의 글을 통해 AI 개발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AI가 차세대 AI를 스스로 만드는 능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데다 AI 에이전트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아모데이의 주장 이후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AI 안전장치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AI의 잠재적 위협 자체를 일축했다. 그는 "AI가 세계를 장악하고 인류를 파괴한다는 것, 그리고 그 밖의 모든 나쁜 이야기들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AI 기업들이 스스로 정부에 규제를 요구하는 상황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기업 역사상 업계 지도자들이 강력하게 시행될 경우 자신들을 몰락시키고 파산시킬 규제를 요구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AI 규제에 선을 긋는 가장 큰 이유는 중국이다. AI를 단순한 기술 산업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의 경제·안보 패권을 결정할 전략 자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AI에서 다른 나라를 크게 앞서고 있다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지 말라"고 강조했다. AI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미국 경제 성장과 생산성 향상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이다. 로이터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형사·규제 체계만으로 AI 기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세우며 추가적인 안전 규제 필요성을 낮게 평가했다고 전했다.

JD 밴스 부통령 역시 AI 기업들이 정부에 규제를 요구하는 데 경계심을 나타냈다. 그는 "수많은 최첨단 AI 기업들이 정부에 와서 자신들을 규제해 달라고 요구한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진다"면서 이를 '트로이 목마'에 비유했다. 미국이 중국과 AI 군비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규제가 오히려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댈러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이틀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9.11. /사진=뉴시스
[댈러스=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이틀간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9.11. /사진=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인공지능 #AI 기업 #규제론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