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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늘어도 공사비 그대로… 공공공사 비용부담 분쟁만 17건

이종배 기자, 최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매년 예산 확보하는 장기계약방식
현행법에선 공기연장 인정 안해
"불공정 조항" 업계 제도개선 요구
재정당국 반대에 번번이 개정무산
늘어난 공사비 놓고 분쟁 잇따라

공기 늘어도 공사비 그대로… 공공공사 비용부담 분쟁만 17건

연차별로 예산을 확보해 계약을 체결하는 장기계속공사는 지난 1978년 도입됐다. 현행 국가·지방계약법에는 장기계속공사의 총 공사기간이 연장될 때 추가 비용을 지급할 근거가 없다.

비용 부담 분쟁은 오랜 기간 반복됐고, 전문가와 업계는 '불공정 조항'이라며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장기계속공사 방식을 주요 공공공사 방식으로 활용하면서 분쟁의 싹을 더 키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재정사업으로 추진되는 다년차 공공공사는 모두 장기계속방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공사의 경우 경력과 인력 운용 등을 위해 손실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하고 있다"며 "하지만 공공공사를 계속 이어가는 게 맞는지 회의가 들고 있다"고 전했다.

■공공공사 주력이 된 '장기계속공사'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헌법은 다년차 조달계약 체결 시 '계속비계약(발주 전 총 예산 확보)' 체결을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 매해 예산을 확보해 진행하는 장기계속방식이 정부·지자체 입장에서는 손쉽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모든 공공공사가 장기계속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을 정도다.

논란의 중심에는 국가·지방계약법이 자리 잡고 있다. 관련 법을 보면 공기 연장 시 추가 비용의 계약금액 반영을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계속공사의 경우 총 공사기간 연장은 '공사기간 연장으로 불인정'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대법원은 현행법을 토대로 장기계속공사의 총괄계약 구속력을 부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 이후에도 관련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건설협회 조사에 따르면 주요 7개사의 분쟁 건수만 17건에 이른다.

건설사 한 임원은 "시공사 잘못으로 공기를 늦추면 (업체는) 지체보상금을 부담해야 한다"며 "하지만 외부 요인으로 늘어난 공사 기간에 대해서는 추가 공사비를 보전 받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냐"고 항변했다.

■재정당국 반대에 무산된 제도 개선

장기계속공사 지연 사례를 보면 시공사 귀책이 거의 없다. 첫해 예산만 확보되면 착공할 수 있다 보니 사업 단계마다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영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센터장은 "인·허가 및 토지보상 지연, 발주기관의 예산 미확보, 문화재 발굴 등 계약 상대자가 예측할 수 없는 사유로 인한 총 공사기간의 연장 사례가 빈번하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해 왔다. 20·21·22대 국회에서 장기계속공사의 총 계약기간 구속력을 인정하는 법안이 발의됐으나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와 기관들도 제도 개선에 동의하고 있지만 재정당국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재정당국이 재정 운영 탄력성 저하 등을 이유로 개정 반대 의견을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법 개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건설 업계는 자포자기 상태다. 마지막 심정으로 이번 후반기 국회에서 제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센터장은 "장기계속공사의 경우 불공정 계약으로 반드시 보완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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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배 최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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