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20시간·HD현대重 7시간 파업…성과배분 갈등 제조업 확산
LS전선도 노조 설립 후 첫 쟁의…철강·조선·전선 동시다발 갈등
기본급·성과급 배분 방식 쟁점…현재 생산 차질은 제한적
[파이낸셜뉴스]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실적 연동형 성과급이 확산한 가운데 철강·조선·전선 등 주요 제조업 현장에서 임금과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커지고 있다. 포스코 노조가 16일 120시간 2차 부분파업에 들어갔고 HD현대중공업 노조도 파업 시간을 하루 7시간으로 늘렸다. LS전선에서는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이 시작됐다.
■포스코 파업 120시간으로…LS전선 첫 쟁의
이날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이날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2열연공장과 광양제철소 4열연공장에서 120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9~11일 진행된 48시간 1차 부분파업보다 기간이 2.5배 늘었다.
현재까지 생산 차질은 없다. 포스코는 가용인력과 대체인력을 투입해 파업 대상 공장을 가동 중이다. 제선·제강 등 전체 공정의 약 70%에 해당하는 핵심 생산공정은 협정근로 단체협약에 따라 파업 중에도 생산체제를 유지한다.
파업 참여 규모를 놓고는 노사 주장이 엇갈린다. 노조는 240여명이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실제 참여 가능 인원을 포항과 광양 각각 60여명으로 보고 있다.
임금 협상 간극도 크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2.0% 인상과 격려금 350만원, 지역사랑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했다. 이희근 포스코 사장은 지난 7일 노조위원장과 간담회를 가진 데 이어 전날 8차 교섭에 회사 측 대표로 직접 참석했다. 이 사장은 오는 18일까지 집중교섭을 진행해 진전된 합의안을 도출하자고 제안했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의 성과급 인상 요구는 예전부터 누적됐던 것"이라며 "120시간이라는 파업은 상당히 긴 시간인 만큼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선업계에서도 쟁의가 시작됐다.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산하 LS전선 노조는 이날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노조 설립 이후 첫 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조합원과 관련 단체 관계자 등 약 400명이 참석했으며, 오후 1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출정식을 한 뒤 업무에 복귀했다.
LS전선 노조는 지난달 11일 9차 임금교섭 결렬 이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쳐 지난 3일 쟁의권을 확보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 등으로 전선업황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성과 배분이 노사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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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파업 수위 높여…기본급 인상이 쟁점
조선업에서도 노조의 쟁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지난 11일 전 조합원 대상 4시간 부분파업을 시작한 뒤 14~15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파업했다. 이날부터 18일까지는 하루 7시간 부분파업을 진행한다.
현재까지 실제 파업 참여 인원이 생산에 차질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게 사측 설명이다. 다만 쟁의가 장기화하고 공정 간 물류 등으로 파업 범위가 확대될 경우 생산 일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한화오션도 이날까지 주말을 제외하고 17일째 부분 파업과 전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아직 파업에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지난 7월 쟁의권을 확보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추석 전 임단협 타결을 요구하며 공동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조선사 노사 갈등 핵심은 기본급 인상과 성과배분 방식이다. 현대중공업지부와 한화오션지회는 각각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을 요구했다. HD현대중공업은 11만원, 한화오션은 9만5000원 인상을 제시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기본급 9.3%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기본급 인상 외에도 격려금 1000만원+200%, 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했다. 회사는 성과금까지 포함한 조합원 평균 변동급이 약 3650만원 수준이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일회성 보상보다 기본급 인상 폭을 높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최근 제조업 임단협에서 성과배분 요구가 커진 배경에는 반도체 업계 보상체계 변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실적과 연동한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영업이익의 일정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면서 다른 제조업 노조에서도 실적 개선을 임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다만 이를 철강·조선·전선업 파업의 직접적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철강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보호무역 강화로 수익성이 압박받는 반면 조선과 전선은 수주 호조가 이어지는 등 업종별 경영 여건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실제 임단협에서도 성과급뿐 아니라 기본급과 상여금, 일시금 등 임금체계 전반이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계의 높은 성과급이 다른 업종 근로자들의 보상 눈높이에 영향을 주는 측면은 있지만 업종별 실적과 임금체계가 달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결국 회사의 실적 개선분을 기본급과 성과급에 어떤 방식으로 반영할지가 올해 제조업 임단협의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김미희 김윤호 박소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