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손주 보러 5시간 달려왔는데"...시부모에 '호텔 숙박' 권한 며느리 [어떻게 생각하세요]
[파이낸셜뉴스] 생후 50일 된 손주를 보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려던 시부모에게 "위생과 돌봄"을 이유로 근처 호텔 숙박을 요구한 며느리와, 이에 서운함을 이기지 못해 상경을 취소하고 눈물을 쏟은 시어머니의 사연이 알려지며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와이프와 우리 부모님 관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결혼 6년 차인 작성자 A씨는 자신이 경상도 출신이고 아내는 서울 출신이라며 운을 뗐다. 처가는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반면, 본가는 차량으로 5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다. A씨는 "결혼 6년 동안 본가 부모님이 신혼집에 오신 것은 단 두 번뿐이었고, 명절에 본가에 내려갈 때도 아내의 뜻에 따라 호텔에서 자고 명절 당일 오전에만 잠깐 얼굴을 뵙고 올라왔다"고 전했다.
갈등은 최근 부부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불거졌다. 생후 50일가량 된 아이를 보기 위해 처가 부모는 산부인과 면회는 물론 퇴원 후에도 수시로 집을 오가며 아이를 돌봤다.
반면 손주를 보러 상경하겠다는 시부모의 연락에 아내는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됐고 위생에도 민감하니 근처 호텔에 묵으셨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A씨가 아내의 입장을 전하자 어머니는 한동안 연락을 피하다 저녁 무렵 눈물을 쏟으며 "이번에는 못 올라가겠다. 와이프랑 싸우지 말고 재밌게 지내라"며 방문을 취소했다. 아버지 역시 예매해 둔 명절 상경 기차표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아내도 좋고 아이도 너무 예쁘지만, 부모님이 우는 모습을 더는 지켜보기 힘들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추가 글을 통해 "아내가 원래 결벽증이 있어 친정 부모가 집에 오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첨예하게 갈렸다.
시부모의 입장에 공감한 이들은 "지방에서 차로 5시간을 달려 갓 태어난 손주를 보러 온 부모에게 호텔로 가라는 것은 선을 넘은 홀대", "처가 식구들은 집을 드나드는데 시부모만 밖으로 내모는 것은 이중 잣대", "중간에서 조율하지 못하고 아내 말만 전달해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은 남편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며느리의 결정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생후 50일이면 신생아가 밤마다 수시로 깨고 산모 역시 몸이 전혀 회복되지 않은 시기", "오지 말라는 것도 아니고 편안한 호텔을 권한 것인데 울면서 방문을 취소할 일인가", "시부모가 하룻밤 묵으면 산모가 편히 쉴 수 없다는 점도 배려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온라인 맘카페 등에서는 명절이나 출산 직후 타지역에서 방문하는 시부모의 숙박 문제를 두고 고민을 호소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출산 직후의 가정 방문은 산모의 건강 회복과 신생아의 면역 환경이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조언한다. 다만 '호텔 숙박'이나 '방문 제한'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양가 부모에게 불필요한 서운함이나 배제감을 주지 않도록 남편의 유연한 중재와 소통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