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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생색은 정부가, 빚은 도로공사가? 18년째 방치된 통행료 면제 보전

이해람 기자, 김형구 기자
파이낸셜뉴스

09년~25년 감면액 누계 5.4조원...도공 전체 부채 12%
명절·친환경차 등 사유로 감면..매해 액수 증가 추세
근거법 시행 후 18년 간 정부 보전은 한 차례도 없어
민자 고속도로·철도도 정부 보전...형평성 문제 제기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13일 오전 경북 칠곡군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향 다부터널 인근에서 휴일을 맞아 성묘객과 나들이객을 태운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넘어 칠곡군 동명동호 나들목~다부터널 구간에서 7㎞ 이상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뉴스1
13일 오전 경북 칠곡군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향 다부터널 인근에서 휴일을 맞아 성묘객과 나들이객을 태운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7시 넘어 칠곡군 동명동호 나들목~다부터널 구간에서 7㎞ 이상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뉴스1

‘09~‘25 연도별 통행료 감면액 및 합계
(억원)
연도 ‘09~‘10 ‘11~‘15 ‘16~‘20 ‘21~‘25 합계
감면액 3706 11,441 17,529 21,830 54,506
(부승찬 의원실, 한국도로공사 )

[파이낸셜뉴스] 한국도로공사(도공)가 정부 정책에 따라 고속도로 통행료를 매해 면제하거나 감면하고 있으나 정부는 막상 이를 보전하는 예산은 단 한 차례도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도공은 이 상황이 지속될 경우 통행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추석 연휴인 오는 24~27일에도 통행료가 감면되는 만큼, 도공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명절·친환경차 할인으로 감면액만 5조4000억원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도공에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5년까지 고속도로 감면금액은 총 5조4506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정부가 예산을 편성해 도공에 감면액을 보전한 사례는 없다. 2009년에는 도공법이, 2018년에는 유료도로법이 개정돼 국가가 PSO(공익서비스비용)를 보전할 수 있도록 법제화했음에도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도공은 23종류의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감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17년 도입된 명절 기간 통행료 면제·전기 및 수소차 등 친환경차 통행료 할인 등이다. 지난해 감면된 통행료 규모만 4712억원이며 이중 명절 면제 1192억원, 전기·수소차 할인 580억원에 달한다. 통행료 수입 4조4024억원 중 10.7%가 감면된 셈이다. 특히 전기·수소차의 경우 친환경차 이용자 증가 추세에 따라 2021년 156억원에서 2025년 580억원으로 약 3.7배 급증했다.

도공 부담 늘지만, 정부는 나몰라라

도공법이 개정된 2009년부터 국토교통부는 2024년을 제외하고 매년 통행료 감면액을 보전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재정 당국은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국토부는 2027년 예산안에 PSO 보전예산 280억원을 담았지만 기획예산처가 편성한 정부안에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공은 부채가 매년 증가하는 등 재정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해 도로 이용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009~2025년 감면액은 5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는 2025년 기준 도공 부채(44조5369억원)의 12% 규모다. 통행료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PSO 보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도공의 입장이다. 도공은 부승찬 의원에 '안전한 고속도로와 국민 이동권 향상을 위한 재원 부족'을 문제점으로 제시하면서 "현재 통행료 수입으로는 경상지출 충당도 어려운 여건이며, 부채 증가로 안전한 도로운영을 위한 재원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자·철도도 받는데...형평성 문제도

반면 정부는 민자고속도로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대해서는 면제액을 보전하고 있어 형평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보전 규모는 2025년 기준 3623억원이다. PSO 보전액을 '(국가에) 부담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한 도공법과 달리, 철도산업발전기본법에는 '(국가가) 보전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도공은 "통행료 감면은 수혜를 받는 이용자들에게는 바로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다"며 "그로 인해 부족해진 재원은 미래세대에 더 많은 비용을 부과하거나 서비스 축소로 부담하도록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정부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동민 대한교통학회장 직무대행(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은 "국가 정책의 부담을 공공기관에 전가시키는 것은 잘못됐다. 국가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이 서비스를 제공하면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며 "공공기관에 떠맡기듯 부담시키는 것은 적자 폭이 커지는 상황에서 눈 가리고 아웅"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2015년 이후 동결돼 있는 통행료 인상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올해 추석 연휴 기간인 오는 24~27일에도 고속도로 통행료를 면제한다. 한국교통연구원과 도공은 올해 추석 연휴 중 이동인원을 3093만명이며, 이중 88.4%가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고속도로 일 평균 통행량은 605만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 역시 정부에 면제액을 보전받을 수 없다.

부승찬 의원은 "유료도로법과 한국도로공사법에 공익서비스 비용 보전 근거가 명확히 명시되어 있음에도 18년째 예산이 미반영되는 것은 법적 취지를 외면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법적 근거와 형평성 기준에 부합하도록 도로공사에 대한 PSO 예산 보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해람 김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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