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급계약 정보 이용, 증명 부족"... 전 에코프로비엠 상무 무죄 확정
전 에코프로에이치엔 대표는 징역 1년 6개월·벌금 15억 확정
1심 유죄→2심 무죄 뒤집힌 상무 부분, 검사 상고 기각
[파이낸셜뉴스] 2차전지 양극재를 만드는 회사인 에코프로 계열사 전직 임원 2명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들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각각 무죄와 실형을 확정받았다. 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진행됐다는 사정만으로 구체적인 미공개 중요정보를 취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 2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에코프로비엠 사업기획담당 상무 A씨와 전 에코프로에이치엔 대표이사 B씨의 상고심에서 검사와 B씨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전기차용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급하는 2차 중장기 공급계약 체결 사실이 공시되기 전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매수해 14억747만여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에코프로의 2분기 영업실적 정보를 이용해 2억2195만원을 얻은 혐의도 함께 적용됐다.
B씨는 에코프로에이치엔의 무상증자 추진 사실을 알고 2021년 7월 공시 전 주식을 사들여 7805만원, 에코프로비엠 3분기 매출액 정보를 이용해 5억4043만여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 기소됐다. 같은 해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 무상증자 관련 주식을 매수한 부분과 에코프로 3분기 영업실적 정보를 이용한 부분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무상증자 진행을 검토 중'이라는 공시가 이뤄졌다면 해당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미공개 중요정보의 생성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였다. 매출액이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정보'에 해당하는지도 다퉈졌다.
1심과 2심의 판단은 A씨에 대해 엇갈렸다. 1심은 A씨의 공급계약 정보 이용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22억원, 추징금 14억747만여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은 A씨가 공급계약 관련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수함으로써 공소사실과 같은 부당이득을 취득했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뒤집었다.
B씨에 대해서는 두 심급의 결론이 같았다. 1심은 무상증자와 매출액 관련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15억원, 추징금 6억1848만여원을 선고했다. 2심도 무상증자의 구체적인 일정과 비율이 확정돼 2차 공시가 이뤄진 시점에 정보가 공개된 것으로 보고 1심 판단을 유지했다. 검토 중이라는 취지의 1차 공시만으로는 정보가 공개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두 갈래 상고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사 상고에 대해서는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B씨 상고에 대해서도 미공개 중요정보의 개념과 이용행위, 공소사실의 동일성, 석명권 행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2021년 7월 7일자 주식 매수가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B씨 주장은 항소심에서 다투지 않다가 상고심에서 비로소 내세운 것이어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고 봤다.
[email protected] 김동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