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억 들여 주차장 196칸 선점한 여성…주민들 "취소 소송" 냈지만 법원 반전 판결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여성이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 주차 공간 196면을 대량 매입한 뒤 임대료를 올리고 고가에 되팔아 주민들과 법적 분쟁을 벌였으나, 현지 법원이 여성의 재산권을 인정하며 손을 들어줬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창사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여성 우 모 씨는 2018년 단지 준공 당시 개발업체(시행사)로부터 주차 공간 196칸을 총 1400만 위안(약 27억~28억 원)에 일괄 매입했다. 이는 단지 전체 주차 공간의 약 40%에 달하는 규모였다.
당시 해당 단지는 상업 시설, 학교, 대중교통 등 필수 인프라가 미비해 주거 및 주차 수요가 극히 저조했다. 자금난에 빠진 시행사는 주차공간을 일반 입주민에게 분양하려 했으나 적극적으로 나서는 주민이 거의 없었다. 반면 우 씨는 지자체의 중장기 지역 개발 계획을 검토한 뒤 인프라 확충에 따른 미래 가치 상승을 내다보고 과감히 투자 결정을 내렸다.
우 씨의 예측대로 일대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입주민이 급증했고, 주차 공간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이에 우 씨는 매입한 주차장에 전용 잠금장치를 설치한 뒤 외부 무단 주차를 차단하고, 일부 공간을 2018년 최초 책정가의 두 배 수준인 월 500위안(약 9만~10만 원)에 임대하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임대료를 월 300위안 수준으로 인하해달라고 요구했으나 우 씨는 이를 거부했다. 이어 주차면을 한 칸당 약 10만 위안(약 2000만 원)에 매각 매물로 내놓았으며, 일부 주차면의 경우 최초 매입가 대비 최대 80%의 웃돈을 붙여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에 분노한 입주민들은 지자체 중재 결렬 후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주민들은 "아파트 주차장은 주민 생활에 직결된 필수 공용 성격의 부대시설"이라며 "한 개인이 독점 매점매석해 과도한 폭리를 취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시행사와 체결한 매매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창사시 인민법원은 2024년 2월 1심 판결에서 우 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시행사가 주차 공간을 매각할 당시 일반 입주민들에게도 동등한 매수 기회를 부여했으나 주민들이 이를 선택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우 씨는 향후 수요가 불확실한 시장 상황에서 스스로 자금과 위험을 감수하고 선제적 투자를 감행한 것"이라며 "현행법상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주차 공간 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는 만큼, 해당 거래를 위법하거나 무효로 볼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판결 소식이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자 누리꾼 사이에서도 열띤 공방이 벌어졌다. 일각에서는 "아무도 사지 않던 위험 자산을 미래 안목으로 선점한 합법적이고 영리한 투자"라며 우 씨를 옹호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생활 필수 공간의 독점적 사재기로 인한 실수요자 피해를 막기 위해 제도적 보유 상한선이 필요하다"는 비판이 팽팽히 맞섰다.
[email protected] 문영진 기자




